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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통상, 관심있어 답장한 메일은 1건 있었다.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콜드메일 뿌시기.

by Peter Shin



1️⃣ 먼저 99.99%의 확률로 내가 받는 일반적인 투자자 메일 예시를 살펴보자. (커리어 통상, 관심있어 답장한 메일은 1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심사역 또는 500글로벌의 담당자님,

저는 모바일과 AI 모니터링을 활용하여 면도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자 창업한 ABC의 홍길동 대표이사입니다. 저희 플랫폼의 차별점을 몇 가지 설명드리면,

• A

• B

• C ... 입니다.

아래 IR Deck HWP 버젼/ Zip 파일로 첨부드렸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투자 라운드를 돌게 되어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혹시 찾아뵙고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


이런 메일을 받으면 투자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2️⃣ VC의 관점, 어떤 문제가 있을까?

일단, 투자자들은

1/ 한달 평균 50-200개의 딜을 봄. 하루 3개~10개.

2/ 서면/이메일/DM으로도 수시로 많은 연락을 받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A/ 나(투자자)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가?

• “심사역 또는 담당자님” → 이름조차, 보내는 대상의 직책 조차 모르면 성의가 없어 보인다.

• 내가 주로 투자하는 분야와 맞는지 고민했나? AI 모니터링, 면도기 > 내가 자주 보는 분야는 아니다.


B/ 본인 스타트업의 이야기만 가득하다.

• “저는, 저희는”을 반복하며 본인 이야기만 강조.

• 정작 투자자가 궁금해 할 “왜 나에게, 우리에게 투자 요청을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설득되지 않는다. 누가봐도 복붙해서 보낸 메일이다. 내가 누군지 모르는데 다짜고짜 결혼하자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다.


C/ “찾아뵙고 싶다” = 왕 부담 된다.

• 평균적으로 하루에 5-10개 기업들과 크고 작은 소통을 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1~2시간을 대면으로 투자해 만나야 할 이유, 동기가 매우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없다.

• 우리 포트폴리오사 대표님들고 자주 뵙지 못하는 상황임.


3️⃣ 콜드메일 쓰기 전에 팁

A/ 좋은 파운더들은 미리 투자자에 대해 미리 리서치 한다.

• 요즘 투자자들도 먹고 살기 힘들다. 우리도 PR해야 한다. 이들도 SNS, 브런치, 블로그, 링크드인 게시물 등을 통해 투자 철학을 공유하기 때문에 충분히 리서치가 가능하다 - 특히 초기.

• 해당 VC의 투자 단계, 주요 투자 분야, 관심 산업을 확인하라. 분야, 단계가 안맞으면 볼수 없다.

• 과거 그리고 최근 투자한 스타트업을 보면 투자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B/ 잘하는 파운더들은, 파운더에게 커스텀되고, 투자자에게 커스텀되어 있는 이메일/메세지를 보낸다.

• 투자자가 관심 있을 만한 포인트를 먼저 언급하라.


일례로,


“제목: 염색 전문 미용 서비스, B2C에서 B2B로 피벗하려는데요”

(B2C에서 B2B 피벗을 좋아하는 나에게 후킹되는 제목이다. 물론 분야는 그닥 잘 아는 분야가 아니긴 해도.)


“피터님, 링크드인 게시글에서 B2C에서 B2B 피벗을 강조하는 것을 듣고 연락드렸어요. 현재 저희는

- XX억 매출이 나오고, MoM 1500% 성장

- XYZ 출신 팀으로

- X사 포함, 대기업과 POC 진행중 (X개 파이프라인 구축)

있는데, 기업과 대화하는데에 있어서 어떻게 유료 POC를 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이런 이런) 질문들이 있습니다.

1. 기업 고객이 POC에 쉽게 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2. 무료 POC를 유료로 전환하는 전략


조언을 구하고 싶은데 혹시 10분 줌콜 가능할까요? 이메일 소통도 가능합니다.

- 길동 드림.”


4️⃣ 왜 효과적인가?

• 짧다. 핸드폰으로 확인시 한눈으로 읽힌다.

• 숙제를 해왔다 - 질문도 정리했으며, 내 리서치도 했다.

• 구미가 당기는 트랙션을 강조했다. (성과를 수치화)

• 부담이 덜 된다- A/ 질문이 명확하고, B/ 10분 줌콜이다, C/ (그렇지 않아도 메일 좋은데) 미리 메일도 괜찮다고 깔아(?)주었다.


5️⃣ 투자자들은 어떤 딜을 원할까?

A/ 아무도 모르는 스타트업이지만, 잘 성장하고 있는 회사

• 투자자들은 이미 유명한 회사보다 아직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선호한다.

• “이 회사, 나만 알고, 내가 먼저 알아봤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


B/ 딜을 ‘추천’받기보다 직접 찾고 싶어한다.

• 추천을 받는 것도 좋지만, 직접 유망한 회사를 발굴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우리는 헌터이다.

• “엇 저 조언 요청한건데, 투자관심있으시다고요? 그건 한번 팀원들이랑 상의해볼게요” = VC “둑흔둑흔”

C/ XX배의 한 방을 찾는다.

• 투자자들은 대부분의 투자금이 손실이 나고, 단 1~2개의 대박 딜이 전체 펀드의 수익을 책임진다. 대부분 통계가 그렇다.

• 즉, 작은 성공보다는 압도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찾는다.


6️⃣ 피해야 할 투자자 유형

A/ 계속 미팅을 끄는 투자자들

B/ 도움은 없이 비판만 하는 투자자들

C/ 경쟁사 기업에 투자한 투자사

(Firewall이 있는 투자사들이 있긴 함)

D/ 비도덕적인 투자자 - 성희롱, 언어 폭력 등


특히 B, D는 낌새있으면 바로 Pass 해라. 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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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2019년 바레인.


· 실리콘벨리를 품는 창업가들을 위한 영어 뉴스레터 - https://lnkd.in/gK67Fw_u


· SKY, 삼성 아니어도 100% 답장 받는 콜드메일. - https://lnkd.in/gFXNcm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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