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작가 이힘찬
아침 일찍, 일을 나가기 전
바쁘게 움직여 철길로 향했다.
전날 카메라를 떨어뜨린 탓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새벽 공기를 마시고 싶었고
조용히 걷고 싶었다.
급한 마음에 아침 먹을 시간도 없어서
역 앞의 아주머니께 김밥을 두 줄 샀다.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김밥을 들고
철길로 걸어가는 동안 급하게 먹었다.
어디를 가든지 카메라를 챙겼다.
무슨 일을 하든지 카메라가 있었다.
그래서 카메라가 떨어지는 순간,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내 눈앞에서
카메라가 분해되는 순간,
내 일상도 조금은 부서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에 괜스레 겁이 나
더 일찍부터 움직였다.
걱정과 다르게 카메라는 멀쩡했다.
작은 문제들이 눈에 보였지만
그보다는 카메라 하나에 벌벌 떠는
내 모습이 더 문제였다.
정신없이 움직인 나를 보며
그동안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카메라 속 세상에만 몰두했는지
그 안으로 보이는 세상에만
집중하고 있었는지 떠올렸다.
그래서 사진을 몇 장 찍지도 못하고
철길을 몇 걸음 걷지도 못하고
몸을 돌려야 했다.
불안하게 달려온 길을 돌아보니
사람이 그리워졌다.
혹시
당신의 아픔에 나는
이만큼이나 걱정했을까.
당신의 침묵에 나는
이만큼이나 불안해했을까.
김밥을 먹은 지는 한참 지났는데
그제야 목이 메여 왔다.
당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더라도
당신의 마음은 내 눈으로만 보겠다.
다시는 당신에게 무례하지 않겠다.
그렇게 다짐했다.
감성에세이&사진에세이
오늘 하루, 낯설게
by 감성작가 이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