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는 왜 모두 유럽에서 시작되었을까?

비전공 구두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명품 브랜드에 대한 사견

by Tim Cho

여러분이 잘 아는 명품 패션브랜드를 떠올려 보십시오.

루이비통, 디올, 샤넬, 프라다, 발렌시아가 등등

열 손가락은 충분할 정도로 쉽게 헤아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중 비유럽 국가에서 시작된 브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마 세 손가락을 겨우 꼽을 정도로 많지 않을 것입니다.


유럽에 선진국이 많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엔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큰 자본력과, 수많은 인구의 중국과 같은 경우에도

이렇다할 유명 패션 브랜드가 없는 것이 설명되진 않는 것 같습니다.

logo.png 럭셔리 패션 브랜드 로고, 대다수가 유럽 국가에서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왜 유럽일까요?

자본도, 인구도, 그렇다고 자원도 더 충분한 국가도 많은데 말이죠.


예상컨데 세 가지 정도의 요인으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째, 역사와 문화적 깊이 입니다.

파리, 밀란, 런던과 같은 일명 "패션 수도"들은

수천 수백년에 걸쳐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사건들을 겪어오며

국가마다 자신들의 명품에 대한 미학적 가치를 쌓아올려왔습니다.


르네상스를 거치며 이탈리아는 문화와 예술 강대국으로 자리잡았고

프랑스 혁명과 같은 인권에 대한 투쟁은 수많은 예술가들이

더 많은 작품활동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기조로 유럽 국가들에선 다양한 예술 운동이 시작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명품 패션계로도 연결되었습니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멋에 대한 갈망과 더불어

그 안에 자신들의 스토리를 담고자 하는 디자이너들의 열망은

차별화된 디자인의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이 파생시키는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이는 미국과 같은 신생 선진국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유럽에 비하여 미국은 효율성을 강조하여 빠르게 성장하는 것에 집중하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소비할 수 있는 "접근성" 에 초점을 맞추어 명품 및 패션 산업이 발달하였습니다.

이에 의류 디자인보단 산업 디자인 분야가 더 빠르게 발전하는 등

명품 패션 산업이 오랜 시간 자리잡기엔 어려운 조건이었습니다.


또한, 유럽의 경우 많은 국가에서 패션 학교 및 행사에 대한 자금 지원,

패션 비즈니스에 대한 세금 감면, 지역 제조 지원과 같은

정부 지원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명품 패션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school-of-athens.jpg 유럽의 문화 산업을 한층 발전시킨 르네상스 운동


둘 째로, 유럽 국가들의 패션 산업 발전에 유리했던 것은 지리적 이점이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거의 30여개에 달하는 많은 국가들이 국경을 마주하며

유통과 판로 개척에 서로 큰 상호작용을 해오고 있습니다.


유럽 연합과 같은 정치, 경제 통합의 실현을 위한 시도로

글로벌 어떤 지역과도 비교할 수 공동체의 힘을 가지고

국가간 유통과 국제 경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케팅이 중요한 명품 패션 산업의 경우

이러한 지리점 이점을 활용해 유럽 내 각 국가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유리할뿐만 아니라

수많은 미디어를 활용하여 이를 북미 및 아시아의 국가들로 확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모든 국가에서 유럽의 명품 패션 브랜드를 인지하고 구매 의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에 비하여 북미와 아시아 국가들은 서로 지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서로간의 소통이 유럽의 그것만큼 수월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일명 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를 탄생시키는데 큰 걸림돌이 되었고

결국 아주 일부 명품 브랜드를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유럽의 브랜드들이

모든 명품 패션 산업을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europe.png 서로 인접하여 있는 유럽의 국가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로는 장인 정신에 대한 대우와 예우의 차이일 것입니다.

몇몇개의 대형 기업이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타 지역 국가들과 달리

유럽 구가들은 봉건제도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발전에 앞서있었기에

지역별 특색을 갖고 있는 수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탄생하기에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지역별로 오랜 기간 한 곳에서 숙련도를 쌓아온 장인들이 많았고

더 많은 장인을 배출하기 위하여 국가 차원에서 지원과 장려를 아끼지 않는 등

그들이 고유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데 힘써왔습니다.

이에 자연스럽게 지역별로 장인들의 기술력은 더더욱 향상되었죠.


이는 명품 패션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몇 세기를 이어오는 가죽 업체라든지, 섬유 가공 또는 염색 공장 등

오랜 기간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쌓아온 사업체들은 유럽 국가들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유한 특성은 현대로 접어들며 국가들의 발전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다른 지역 국가들에선 더더욱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이 되었습니다.


빠르게 탄생하고 소비되며 사라지는 SPA 브랜드가 많은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유럽 국가 출신 명품 브랜드들이 장인정신은 독보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품 품질뿐만 아닌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의 스토리는

좋은 마케팅 요소로 재해석되어 그 근간을 더욱 단단하게 하고 있습니다.

craft.png 여러 세대에 걸쳐 계승되어 오고 있는 유럽의 장인정신


그렇다면 한국의 패션 산업은 어떨까요?

K-culture 가 전 세계를 매혹시킨 오늘날에도

아직까지 글로벌 인지도가 저명한 명품 패션 브랜드는 배출되고 있지 못합니다.


역사라는 것은 물리적인 시간이 기반되어야 하기에

하루 아침에 유럽 국가들의 명품 브랜드처럼 유구한 역사와 기술력이 탄생될 순 없을 것입니다.

더욱이 세계 어느 국가보다 패스트 패션에 집중되어 있는 시장 특성상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명품 패션 브랜드가 자리잡기엔 고객들이 기다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장점을 살리면서 타산지석으로 배울 점을 득 한다면

명품 패션 산업에서도 한국의 입지가 높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한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체계적 입니다.

미국이 선진국이 된 것에는 그들의 빠른 의사결정과 효율성에 집중한 정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세계 어느 나라를 가 보아도 한국 만큼 모든 것이 프로세스 화 되어있어

빠르게 처리되는 국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빠른 대응을 유통과 생산 및 선진 경영화에 접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빠른 대응이 패스트 패션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효율화된 생산으로 단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며

이미 세계로 뻗어있는 글로벌 접점들을 활용하여 이를 효율적으로 유통할 수 있을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오늘날 인정받고 있는 문화 강국의 면모를 적극 활용하여

효율적이고도 ROI높은 마케팅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생각합니다.


263579.png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GDP, 출처 IMF


하지만 이 모든것이 좋은 품질의 제품이 가장 우선으로 기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 장인에 대한 대우는 부족한게 사실이며

사람들도 그들에 대한 예우나 존경을 표하는 경우도 흔치 않습니다.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우선적으로 조성되어야만

그 역사가 길어지며 기술력도 향상되고, 토대로 국가적인 지원도 검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빠르게 소비하고 잊혀지는 제품이 아닌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명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과 더불어 국민들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dedc95c0-6359-4915-8f2e-7b3ec5085be6.jpg 한국의 자수 명인 유희순 거장님

모든 유명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수차례의 경영 위기를 극복해왔습니다.

그런 브랜드들이 오랜 역사를 지속하며 세계적인 위치로로 자리잡았고

오늘날의 명품 패션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죠.


오랜 기간 명품 패션 산업에서 빛을 발하지 못해보았던 한국도

이젠 글로벌 리딩 패션 브랜드를 탄생시키기 충분한 조건이 주어졌다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좋은 조건과 환경을 기회삼아 한국 명품 패션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또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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