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팬은 서로를 책임질 수 없다

마크의 엔시티 활동 종료

by 세온

엔시티 마크가 계약종료와 동시에 더 이상 팀을 이어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Ver1.

충격과 비탄에 빠진 팬들을 보며 연예인과 팬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마크는 팬에게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할까?


그는 계약을 어기지 않았고 어떠한 범법 행위도 한 적이 없다. 팬들의 기대를 배신했을 뿐이다. 정상급 보이그룹이라면 적어도 30대 중반 이후나 되어서야 팀 아닌 개인의 삶을 찾으리라 예상하기 마련이다. 마크는 이제 겨우 27세다.


발표가 완벽하게 일방적이었다는 사실도 팬들에게 심한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 팬은 마크의 계약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언제부터 재계약 여부를 두고 논의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회사와 아이돌은 좋을 때는 팬을 팀의 엄연한 동반자로 정의했다가, 불편할 때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한다.


그러나 성인이 자기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살겠다는데 타인이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은 없다. 마크가 팬을 위해 자기 야망을 포기했다가 미래에 후회에 맞닥뜨기라도 하면 누가 무슨 수로 책임을 져 줄 것인가.


국 마크의 손 편지에 팬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답변은 '알겠다'가 아닐까. 알겠으니 응원하겠다도 아니고, 알겠으니 우리의 감정을 대신 감당해, 도 아니고, 알겠고 수고했다, 도 아니다.


이제는 가장 담백한 대답만이 한때 사랑했던 아티스트에게 전할 수 있는 말의 전부다.


Ver2.

하... 슬프다. 너무 슬프다. 마크야, 정말 꼭 그랬어야만 했니????

너는 엔시티의 상징이었잖아. 네가 없는 엔시티는 상상해 본 적 없단 말이다. 난 내가 알던 팀을 잃었어.


너네의 음악을 얼마나 사랑했는데. 5년간 내 삶의 어떤 장면에서도 너희 음악이 빠진 적이 없었는데.


너는 그 음악의 중추였어. 네 랩에 반해서 눈길도 안 주던 힙합댄스곡에 빠졌단 말이야. 앞으로 네 파트는 누가 하니? 다른 멤버들 다 잘하지. 그치만 너만큼 잘하진 못한단 말이야. 그 실력과 재능을 그토록 좋아했건만.


오죽이나 슬펐으면 평소에 늘어져 있을 시간에 벌떡 일어나 집안일을 다 했겠니. 오죽 우울했으면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철학 책을 폈겠니.


이제 난 뭘 들어야 할까? 남은 멤버들과 에스엠이 네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뛰어난 음악을 들고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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