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의일기
안녕하세요? 나는 살생 무기입니다.
하루에 세 번.
생명을 앗아가도록 프로그래밍되었습니다.
나는 내가 왜 이러는지 모릅니다.
그냥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렇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나랑 내 친구들, 그러니까 우리는 함께, 해야 할 일을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우리는 죽여도 된다고 인식표가 달린 것만 죽입니다.
그 인식표는 누가 다느냐고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당신한테 인식표가 달렸냐고요?
나는 한국에서 만들어져서, 나한테는 당신의 인식표가 안 보여요.
내 친구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는데, 그 친구한테는 보인대요.
왜 나라마다 다르냐고요?
지금 질문할 때예요?
도망치셔야 할 것 같은데...
어쨌든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저 우리한텐 당연한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는걸요?
당신은 혹시 아세요?
당신이 지금 왜 죽고 있는지.
당신은 돌고래입니다.
왜 내 친구는 당신을 죽이고
나는 왜 당신을 죽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