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 줘

by 슝 shoong






리치 언니는 못 하고 그냥 나이만 먹은 언니 슝)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 줘?

‘시간 있으면’이라는 전제를 붙이며 나 좀 좋아해 달라는 책 제목이 눈에 띄어 사게 된 홍희정 작가님 장편소설이다.


뭔가 귀여운 책 제목이지만 사람들이 평하길 외롭고 슬픈 제목이란다.


책 내용 중에 책 제목의 대화 내용이 나오는데,

이렇게 누군가와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감하고 오해하고 다시 화해를 하고 싶다고. 무엇보다 그녀의 웃는 얼굴이 좋았어. 초승달을 떠올리게 하는 웃음이랄까. 구름이 스르르 비켜가면서 살며시 드러나듯 애틋하게 빛나는 미소 말이야. 그래서 얘기했지.
-뭐라고요?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 달라고.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음이 통하는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의 무한한 가치를 그가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싶었다. 나는 그이 어깨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나지막이 말했다.
- 정말이지 적절한 부탁을 했네요.


적절한 부탁... 재미있지만 뭔가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누구나 한 번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 않는가? 나도 그랬다.

자신은 없지만 용기 내어 뭔가 농담처럼 던졌을 때 받아주면 행복한 성공이지만 받아주지 않으면 어색한 분위기와 함께 ‘친구라도 될걸 그랬어’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몇 주전, 나는 의도치 않게 잘난 아들 장가가기 프로젝트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일이 생겼다.


이런... 외롭지 않았는데... 외로워졌다.

나도 ‘누가 나 좀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다가 생각난 책이었다.


가을이라는 계절 탓인가? 날씨가 좋은 날이면 놀러도 같이 가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으러 다니고, 저녁 마실도 같이 가고, 힘든 하루 위로도 받고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다.

저 소개팅 여파가 나에게 이렇게 큰 효과를 줄 줄이야... 크흠...


무덤덤했던 마음이 조금은 흔들리는 요즘이지만 사회생활을 안 한지 오래되다 보니 이제는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 줘’라고 말할 사람이 없네...?


조카 4호 주호빵이를 보러 가야겠다. 주호빵이를 살포시 안으며 “이모 토닥토닥 좀 해주 봐~”라며 비굴비굴하게 말하면 조카 4호 주호빵이는 귀찮아하면서도 내 어깨를 툭툭 쳐 줄 것이다.

‘시간 있으면 이모 좀 좋아해 줘~’라는 적절한 부탁을 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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