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돈 버는 거야 “라고 말해버렸다.

쓸데없는 대화에 인생이 난입했다.

by 슝 shoong






















쓸데없는 대화에 인생이 난입했다.

별말 없는 대화에서 시작된 별말 있는 생각들

장래희망이 생존희망이 되어버렸네?


어제는 과학자였고,

오늘은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조카 주호빵 씨.

하굣길에 아이스크림을 먹다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이모는 꿈이 뭐야?”


아이스크림을 먹다

내 어릴 적 꿈들이 불쑥 떠올랐다.

어릴 땐 꿈이 뭐냐고 물으면

‘무엇'이 되고 싶다고 대답했었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사람들이 매일 입고 싶어 하는 평범한 옷을 만들고 싶었고,

친구들이 내가 너무 재미있다고 해서 개그맨이 되고 싶었고,

누군가를 돌보는 간호사를 꿈꾸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 모든 예쁜 학용품을 가질 수 있는 문방구 사장님이 되고 싶었다.


지금의 나는...

편한 옷만 입고,

남을 웃기기는커녕 잘 웃지도 않는

꽤 무뚝뚝한 어른이 되었다.


20년 웹디자이너 외길 인생을 걷다가

퇴사 후 나는 ‘슝방구’라는 이름으로

내 캐릭터 제품을 파는 문방구 사장님을 꿈꿨다.

그땐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캐릭터를 세상에 알리는 건

생각보다 훨씬 단단한 벽이었다.


한참을 방황하다

다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지금도,

사실 매일 같은 생각이 든다.


이 길이 맞나....


돈도 안 되는 그림을 매일 붙잡고 있는 게

맞나 싶어 마음이 흔들린다.

이게 맞는 건지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하고 싶어 계속하고는 있다.


주호빵씨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이모 꿈은… 좋아하는 일로 돈 버는 거.”


말해놓고 보니,

꿈이라기보다 그저 조건처럼 들렸다.


어릴 적엔 '무엇'이 되고 싶다고 말하던 내가,

어른이 된 지금은 '돈 벌기'가 꿈이 되어버린 것이다. 무엇이 되기보다 돈 벌기가 절실해진 어른.


어른의 꿈은 장래희망이라기보다

‘생존희망'에 더 가까운 것 같다.


학교 앞 문방구를 지나치는데,

유리창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여기 문 닫았어?”

”응, 재밌는 거 많았는데…”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문 닫은 문방구 앞에 한참을 서성였다.


한때 누군가에게는 작은 우주였을 공간이

조용히 짐을 싸고 있었다.


내 어릴 적 꿈 하나도

같이 짐을 싸서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문방구 사장님이 되고 싶었던 나.

나의 문방구는 언제쯤 문을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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