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밥 먹여주는 건 아니잖아?

쓸데없는 대화에 인생이 난입했다.

by 슝 shoong
























쓸데없는 대화에 인생이 난입했다.

별말 없는 대화에서 시작된 별말 있는 생각들

- 친구가 밥 먹여주는 건 아니잖아?


학원 하원 차가 오는 시간에 맞춰

조카4호 주호빵 씨를 데리러 나가면,

동네 친구가 서 있을 때가 있다.

놀이터에서 같이 놀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란다.

친구랑 놀 때는 나는 안중에도 없다.

그게 당연한 나이긴 하다.


그런데 오늘은 그 친구가 나와 있지 않았다.

주호빵 씨는 잠깐 멈칫하더니 바로 전화를 건다.

한 번, 두 번, 세 번.

“왜 안 받아... 힁...”


계속 전화를 거는 주호빵씨에게

결국 내가 한마디 보탰다.

“한두 번 해서 안 받으면 말아.

몇 번을 거는 거야.

친구한테 목숨 걸지 마.”


내 말에 주호빵 씨는 서럽게 울어버린다.

당황스러웠다.


예전에 많이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친구가 밥 먹여줘?”


나에게도 친구랑 노는 게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었고,

연락 안 되는 게 온종일 신경 쓰이고,

그래도 계속 같이 놀고 싶어서

마음 졸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른이 된 지금의 나는 연락이 안 되면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아버린다.

확실히 마음은 편해졌다.

하지만 그만큼 관계에 대해

덜 간절해진 것 같기도 하다.


직장 생활을 끝낸 뒤 친구 정리를 했더니,

이제 연락처에 남은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나도 지금 친구가 별로 없어서,

사실 주호빵씨에게 해줄 말이 딱히 없었다.

시절인연을 말해주기도 그렇고....


어릴 때는 상처받으면서도 어떻게든 붙잡으려 하고,

어른이 되면 편해지려고 조금씩 놓는 법을 배운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친구는 여전히 참 어렵다.


속상한 마음에 잔소리를 해댄다.

“그만 울어. 울 일도 아니야.

너 내일 되면 또 그 친구랑 논다에 한 표다.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러 가.”

친구가 밥 먹여주는 건 아니지만,

아이스크림은 내가 사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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