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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리짧은 코기 Nov 18. 2024

향수를 뿌리고 네일아트를 한
바리스타

커피 인문학

커피를 배워본 분들이라면 이게 무슨 미친 소리야 라는 생각을 할 것이며 커피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도 향수와 네일아트, 그리고 바리스타와의 연관성에 대해서 궁금해 할 수도 있다.



바리스타들에게 금기, 향수


커피를 다루는 사람들은 왜 향수를 뿌리면 안 되는 걸까? 


커피의 향을 방해한다고 하는데 대체적으로는 커피의 향보다 향수의 향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커피의 맛과 향도 일반화 할 수 없고 향수의 향도 일반화 할 수 없다. 


바리스타들에게 향수를 뿌리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대부분 커피의 향을 방해한다고 한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좋은 커피일수록 꽃향과 과일향이 많이 담긴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매우 비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중에서는 커피에서 향수맛이 나 또는 화장품 냄새가나 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는 꽃향과 과일향이 또렷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생각을 해보자면 향수를 뿌린 바리스타와 몸에서 악취가 나는 바리스타 둘 중에 누가 더 커피의 향을 방해하는 사람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악취가 나는 사람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몸에 향수를 뿌리는 것이 정말 커피에 치명적이라면 몸에서 악취를 안 나게 하는 법도 바리스타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바리스타용 데오드란트가 아직도 없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커피는 다공질 형태이기 때문에 주변 냄새를 흡수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발장이나 냉장고 냄새를 잡기 위해 원두를 두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냉장고에 원두를 보관할 때 원두에 다른 음식의 냄새가 흡수되지 않게 전용 냉장고를 권장하거나 밀폐해서 보관하라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서 실험해 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 과연 원두가 주변 냄새를 빨아들여 한잔의 음료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동일한 향에 얼마나 오랫동안 노출이 되어야 할까? 과연 호퍼 안에 있는 원두가 향수를 뿌린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예상을 해보자면 밀폐된 공간에 원두와 디퓨저를 함께 두어도 짧은 기간에는 디퓨저향이 한잔의 음료까지 담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호퍼 안에 담긴 원두가 향수의 냄새를 흡수하는 게 그렇게 빠른 시간 안에 가능할까라고 한다면 나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00% 무취의 바리스타가 있을까?



바에서 네일아트, 실화...?


사실 네일아트는 커피를 하는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식음료를 다루는 모든 사람들에게 금기시되고 있다. 네일아트의 경우에는 나도 금기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안된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왜 안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다 보면 왜 안된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경우가 많다.


네일아트를 한 손톱에는 세균 번식률이 높다고 한다. 왜 세균 번식률이 높을까?라고 질문한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만 취합해 보자면 씻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렇다면 잘 씻는 법에 대해서 연구는 왜 하지 않는 것일까? 네일아트를 한 사람들의 손을 잘 씻을 수 있는 방법만 연구되면 되는 것이 아닐까? 네일아트가 망가지는 것은 어차피 그들의 선택이니 관리하는 법이라도 교육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손톱 밑에 습기가 잘 마르지 않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손톱을 살펴보면 손의 끝부분까지 붉은색 부분이 형성되어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붉은색 부분이 짧아 손과 흰색 부분의 공간이 많은 사람들도 있다. 그럼 네일아트 보다 붉은색 부분이 들어간 사람들이 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또한 네일아트를 한 손은 큐빅이 떨어져 음료에 들어가거나 큐빅이 없어도 긁혀서 음료에 들어갈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 사실 네일아트가 긁혀서 들어갈 만한 상황이면 그냥 손톱도 갈려서 들어갈 수 있다. 여러분은 바리스타의 손톱이 긁혀 들어간 음료를 마시고 싶은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럼 네일아트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해는 하지 말자.

나도 네일아트를 한 바리스타의 음료는 마시기 싫다.



이유가 없는 외침


나는 향수를 뿌리거나 네일아트를 한 바리스타의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득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왜 내가 그러한 바리스 타을 싫어하는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첫 번째


불호인 행동에 대해서 물음표가 없다면 그것은 비난이다. "바리스타로 일하는 동안은 향수나 네일아트는 금지입니다."에서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왜 그러한 행위를 금지하는지 명확한 설명이 가능해야 하며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생각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나는 여전히 향수와 네일아트는 불호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향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커피 한잔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그 태도가 커피를 대하는 바리스타의 마음을 비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동작에 집중하지 말고 이유에 대해서 집중하자. 네일아트를 하는 것보다 손 씻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이다. 향수를 뿌리는 것보다 행주나 리넨을 향이 강한 섬유유연제에 빠는 것과 잘 안 씻고 다니는 게 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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