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중에 구독자 100만 넘는 ‘슈카월드’에서 “nft 시장은 죽었는가?” 라는 제목의 영상이 최근 눈길을 끌었습니다. 죽었다라는 표현이 조금 과격하다고 할 수는 있지만 nft 시장이 현재 거의 작동을 하고 있지 않다고 얘기하는 것이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지금의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겁니다. 영상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nft 관련해서는 저도 여러 번 얘기를 했고 제가 쓴 <버추얼 콘텐츠, 메타버스, 퓨처>라는 책에서도 nft 에 대해서 언급을 했었기 때문에 나름 관심을 가지고 NFT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NFT는 Non-Fungible Token을 줄여서 사용하는 용어로 암호화폐의 일종입니다. 사실 nft에 대해서 저뿐 아니라 많은 콘텐츠 분야에 있는 분들이 열광을 했던 포인트는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콘텐츠에 원본성이나 희귀성을 부여하여 고유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엄청난 신규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 그런데 이렇게 쪼그라든 지금의 모습은 사람들의 기대하고는 너무나 다릅니다. 어디서 잘못된걸까요?
초창기 인터넷은 정보를 저장해 놓고 단순히 누구나 볼 수 있게 했었는데, 이것을 ‘웹 1.0’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일반 이용자들은 인터넷에 올라와져있는 콘텐츠를 그냥 볼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이었던 거죠. 그러던 것이 일반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인터넷에 올리고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진 기술적 진보가 일어납니다. ‘웹 2.0’이라는 불리는 시대가 된 것이죠.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웹 1.0'하고 '웹 2.0'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거죠. 누구나 콘텐츠를 공유해서 유통시킬 수 있는 힘까지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서 ‘웹 3.0’을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들은 전세계 사용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것으로 그 성패가 좌우됩니다. ‘웹 3.0’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더 많은 권리를 가져야한다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죠. 콘텐츠를 만들어서 공유하는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체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를 했기 때문에 이용자로서 뿐 아니라 소유자로서도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인터넷 환경이 변화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런 이상적인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게 됐고, 그렇게 ‘웹3.0’이라는 개념이 시대정신으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NFT 시장이 지금의 위기를 뛰어넘을 방법은 웹 3.0이 얘기를 했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NFT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단순히 객체가 아니라 주체로서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이 변화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에 완전히 올인하고 있는 몇몇 사람들이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일반 참여자들은 의사결정에서 완전히 배제된 채 NFT가 돈벌이를 위한 투자처로만 인식이 되어버린 지금의 시장은 미래가 없어 보입니다. 탈중앙화라는 새로운 시대의 가치를 얘기하면서, 몇몇 개인이나 특정 조직이 자기네 마음대로 관리하고 조정하고 할 수 있다면 이건 탈중앙화가 아닌 거잖아요.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과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nft 시장이 죽어 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아직 여러 가지 해결해야하는 문제들이 많이 있는데도, 당장의 돈 문제때문에 너무 성급하게 과실을 따려고 했던 게 지금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웹 3.0’의 의미로 돌아가서 프로젝트들이 차근차근 다져나가질 때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등의 미래 기술이 우리의 삶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그래야만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하는 가상 경제가 꽃피우는 시간이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처럼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NFT 같은 키워드들은 잠깐 유행했다가 사라질 것들이 아닙니다. 지금은 마치 죽어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다시 소생하는 엄청난 생명력을 보여 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