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뉴욕타임스에는 <Will the Metaverse Be Entertaining? Ask South Korea>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메타버스 비즈니스를 실현하기 위한 최적화된 테스트 베드로 한국을 소개하고 있는 이 기사는 한국의 다양한 버추얼 아이돌 관련 프로젝트들을 나열하면서 미래의 메타버스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어떻게 진화할지를 한국에서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해외 언론에서도 이처럼 관심을 가질 정도로 한국의 버추얼 아이돌 관련 산업은 지금 뜨겁다.
K팝 아이돌 그룹들은 일찍부터 가상 세계관을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이고, 이를 발전시켜 왔다. 독특한 '세계관'을 내세우며 팬덤을 키워나간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성공으로 K팝 아이돌에게 가상 세계관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를 잡아갔다. ‘마블 세계관’처럼 상상으로 만든 독창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발전시켜가며,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들(팬덤)과의 소통을 강화해 가는 것이 K팝 아이돌 세계관의 특징이다. 이런 아이돌 세계관은 이미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적극적인 참여자인 팬덤이 존재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메타버스’로 진화해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K팝의 인기를 버추얼 아이돌에 결합하려는 시도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 안에 존재하는 아리, 아칼리, 카이사, 이블린이라는 가상 캐릭터를 멤버로 탄생한 ‘K/DA’부터라 할 수 있다. 게임 캐릭터들로 구성된 아이돌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게임 매니아들을 겨냥해서 만들어진 이 버추얼 아이돌은 기대 이상의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일반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사랑받는 스타로 인정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가상 캐릭터 그룹이 현실의 아이돌 스타만큼의 인기를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혁신적인 사례라 하겠다. 그리고 각각의 멤버에게 가상공간의 아바타가 있다는 설정과 함께 무대에서 현실세계의 멤버와 가상세계의 아바타가 함께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준 K팝 걸그룹 ‘에스파’가 등장해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한국 버추얼 아이돌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그룹 ‘이세돌(이 세계 아이돌)’의 성공 신화는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K팝 버추얼 아이돌 문화를 완성시켰다. 세계관의 도입으로 시작된 변화가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라는 혁신적인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세돌(이 세계 아이돌)’은 VRchat 기반의 게임 크리에이터 우왁굳이 공개 오디션을 열고 인터넷 생방송 평가를 거쳐 선발된 멤버들로 구성된 버추얼 아이돌 그룹으로, 세 곡의 싱글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버추얼 아이돌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젊은 콘텐츠 소비자들이 점점 버추얼 스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기술의 발달로 인해 버추얼 아이돌은 더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많은 관련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4인조 AI 버추얼 걸그룹 ‘메이브(MAVE)’를 선보였고, 인간과 인공지능 멤버가 함께 하는 보이그룹 ‘슈퍼카인드(Superkind)’도 등장하면서 한국의 버추얼 아이돌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며 더욱 진화된 형태로 발전해 가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은 인류가 처음 경험해 보는 새로운 현상이지만, 이미 우리의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TV와 스마트폰 그리고 인공지능 스피커의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은 이미 자연스럽게 버추얼 스타들을 만나고 있다. 게임 아바타와 K팝의 만남으로 탄생한 버추얼 아이돌로 한국이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선도국 자리에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