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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스마트안경 오리온

저크버그는 여전히 메타버스에 진심

by 고찬수


메타의 CEO인 마크 저크버그는 여전히 메타버스에 진심인 거 같습니다.

메타버스라는 말이 한때 굉장히 핫했죠. 저도 메타버스 관련된 책(버추얼콘텐츠 메타버스 퓨처)을 출간했었으니까요. 좀 거창한 제목이었죠. 1년 정도 너무나 뜨거웠던 메타버스 열풍은 그런데 지금은 언제 그런 적이 있었던가 생각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차갑게 식어버렸네요.

인공지능도 그렇고, 암호화폐도 그렇고, 세상을 바꿀 핵심 기술들은 핫하게 떠올랐다가 가라앉고

하는 환호와 냉담의 시기를 여러 번 겪어야 인프라로 자리를 잡게 되는 듯합니다. 메타버스 역시 지금은 거의 얘기가 되고 있지 않지만 결국은 인류의 인프라가 될 기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메타버스 관련 이야기나 제품들이 사람들에게 전혀 호응을 못 받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죠. 이런 상황 속에서도 메타는 여전히 스마트 글래스 제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저크버그는 메타버스가 미래의 기술이라 확신해서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기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랬던 메타가 요즘은 인공지능 분야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관련 인력들을 대부분 내보내고, 부서를 축소하는 등 자신의 판단 실패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였죠. 그런데 이런 움직임과는 별개로 유명 선글라스 업체 레이벤과 협업으로 ‘레이밴 메타’라는 이름의 스마트 안경을 발표했고, 이 제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이 스마트 안경에는 마이크와 스피커가 장착되어 음성으로 AI와 소통이 가능하고, 카메라가 있어 촬영도 할 수 있었는데요. 렌즈에 AR 기능이 추가된 제품이 출시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겉 모양은 일반 안경들과 똑같지만, AR 기능이 들어가 있어 안경을 쓰면 렌즈에 문자, 이미지, 영상 등을 겹쳐 띄우는 것이 가능한 제품이죠. 안경을 통해 보는 사물과 사람 그리고 풍경에 적절한 정보들이 함께 제공되는 것이죠. 그리고 2024년 9월 메타는 오리온(Orion)이라는 이름으로 AR 기능이 구현된 스마트 안경을 발표합니다. 그동안의 스마트 안경들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문제들을 이 제품이 해결하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안경의 무게는 98g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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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요즘 분위기가 좋습니다. 메타버스 관련 투자 실패로 주식 시장에서 회사 가치가 곤두박질 치던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메타는 미국 빅테크 기업 중 가장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 상횡에서도 나름 선방을 하고 있기도 하구요. 전세계 SNS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레드가 모두 메타의 서비스죠. 이 서비스들이 벌어들이는 광고 수익이 엄청납니다. 게다가 최근 가장 핫한 인공지능 관련 기술에서도 최고 수준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라마(LAMA)라고 하는 메타의 인공지능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이 주효해서, 메타의 인공지능 모델이 오픈소스 진영에서 표준같은 위력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거든요. 여기에 메타버스 관련 사업들도 꾸준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이죠. 스마트 글래스는 스마트폰의 다음 디바이스로 메타가 밀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스마트폰은 지금 포화상태입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새로운 스마트폰을 무조건 구입하는 시대가 아닌 것입니다. 스마트 글래스는 SN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메타에게는 스마트폰 이후의 세상에서도 최고의 기업으로 굴림할 수 있는 전략 상품인 것이죠.

물론 스마트 글래스가 과연 스마트폰 이후에 대세 디바이스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메타의 CEO가 가지고 있는 뚝심은 인정해 줘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메타의 스마트 글래스 오리온이 호평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우선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젠데요. 스마트 안경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1만달러(약 1400만원)에 달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비싼 이유는 AR 기능이 들어간 렌즈때문인데요. 항공우주 분야에 주로 사용되는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로 렌즈를 만들어야 하기때문에, 이 렌즈를 대량 생산헤서 단가를 낮추거나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는 다른 소재를 개발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에는 너무 비싼 가격때문에 아직은 판매용 제품을 생산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상용화까지 3~5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가 가진 탄탄한 자금력과 뛰어난 기술 인력을 생각한다면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낼 스마트 글래스를 빠른 시간 안에 양산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스마트폰 이후의 디바이스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 것인가를 기대해 볼만한 메타의 도전을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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