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찬수 Nov 05. 2019

무선(wireless) 시대


     

주파수 : 황금을 실어나르는 정보고속도로

허공에 전파를 보내고 여기에 데이터를 실어보내는 것이 통신과 방송 기술의 핵심인데, 사실 방송과 통신의 핵심 자산인 전파는 한정된 자원이다. 전파는 주파수에 따라 나눠지게 되고, 주파수에 따라 조금씩 다른 특성을 가진다. 나누어진 일정한 주파수를 누군가 중복해서 사용하게 되면 전파 간섭 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공동으로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런 이유로 특정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은 독점권을 가지게 된다. 어떤 사업자가 특정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면, 다른 사업자는 그 주파수는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주파수마다 특성이 달라 특정한 주파수는 데이터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는데, 그런 주파수 대역을 일반적으로 황금주파수라고 부른다. 이런 주파수의 특성 때문에 요즘 언론 보도에서 보는 통신사들 간의 특정 주파수 대역을 차지하기 위한 사활을 건 돈의 전쟁이 나타나는 것이다. 원래 주파수는 공공재적인 성격이 있다고 보고 국가가 그 사용처를 지정하고 관리해 왔으나, 상업용 주파수에 한하여 국가가 사업자에게 주파수 경매를 통한 일정 기한동안의 독점 사용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럴 경우 주파수도 사유 재산처럼 사용하며, 거래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런 주파수 경매는  1990년대부터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정부 입장에서는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를 사업자에게 경매라는 형식을 통해 매각하여 국가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주파수 경매는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이제 주파수 경매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고 한국에서도 주파수 경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통신 특히 이동 통신의 경우, 휴대전화가 일반화되면서 통신사업자로 선정이 된 사업자는 독점적인 지위를 정부로부터 인정받으며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SKT, KT, LG U+ 3개의 사업자가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고 매 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이런 이동통신 시장의 수익성 때문에 제4의 이동통신 사업자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워낙 초기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새로운 사업자 선정이 번번히 수포로 돌아가곤 했다. 기존의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효율이 높은 주파수를 할당 받는다는 것은 돈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화수분을 얻게 되는 것과 같기 때문에 효율이 좋은 황금주파수를 얻기 위해서 거액의 경매 금액을 지불하는 돈의 전쟁이 주파수 경매가 이루어질 때마다 나타나고 있다. 2016년 5월에 있었던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이 2.6㎓(기가헤르츠) 대역을 3,277억원과 9,500억에 각각 확보했고, KT는 4513억원에 1.8㎓ 대역을 가져갔다.  LG유플러스가 2.1㎓ 대역을 3816억원에 낙찰받아 주파수 경매의 총 금액은 2조1106억원을 기록했다.    


무선 통신 속도 전쟁 : 따라 올테면 따라와 봐 !!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이 황금을 실어 나르는 고속도로를 얻는 것이라면, 통신 기술의 발달로 점차 빠른 속도를 내는 무선 기술들이 등장하여 경쟁하는 것은 황금(정보)을 실어 나르는 차를 개발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무선 통신은 그 발달에 따라 1세대인 1G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4G라고 불리는 LTE-A급의 무선 통신 기술까지 발달했으며, 이제 더 빠른 5G 통신 기술의 상용화가 눈앞에 있다.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한 사업자는 이 시대의 황금이라고 할 수 있는 정보를 실어나를 수 있는 정보고속도로를 가지지 못한 것이지만, 정보고속도로를 확보하고 있다고해도 이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며 정보를 실어나르는 차량이 없다면 고속도로 만으로는 수익을 만들어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주파수 확보 경쟁과 함께 이동 통신사들은 이 주파수를 이용해서 보다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보낼 수 있는 무선 통신 기술의 개발과 적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넷 보급률과 모바일 디바이스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경우에는 빠른 것을 선호하는 국민들의 특성도 더해져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 무선 통신의 속도 전쟁이 더욱 거센 상황이다. 2G폰을 아직도 일반적으로 쓰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한국은 이미 거의 모든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3G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제는 LTE라고 불리는 4G 스마트폰을 일반화시키기 위해 통신사들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으며 작업 중이다. 여기에 벌써 곧 다가올 5G 통신에 관한 광고를 TV에서 하고 있으니 그 발전 속도가 어지러울 정도이다.

무선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 와이브로, LTE, CDMA 같은 기술적인 용어가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흡사 자동차 회사에서 신차를 발표할 때 자동차의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기술 용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통신사들이 무선 통신 기술의 용어를 마케팅에 사용하여 자동차를 판매하듯이 최신 무선 통신 기술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휴대 전화 이용자들은 CDMA나 LTE가 무슨 뜻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 용어가 함의하고 있는 첨단 기술이라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LTE가 Long Term Revolution의 약어이고, 왜 이름을 그렇게 지었는지는 소비자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LTE라는 용어가 주는 이미지가 멋진가, 첨단인가 하는 것이고 그걸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그런 이미지를 투영시켜 줄 수 있는가가 중요한 부분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통신사들은 거액을 들어 TV에 LTE 광고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며, 이 광고들은 모두 LTE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멋지고, 앞서가는 사람들인가를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LTE의 이미지를 쇄뇌시킨 것이다. 이제 얼마 후면 LTE라는 용어도 낡은 것이 되고, 또 5G라는 첨단 무선 통신 기술이 일반화 할 것이다. 그 때 또 우리는 5G 광고를 보고, 새로운 무선 통신 기술이 얼마나 멋진가를 쇄뇌당해서 그걸 사용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처럼 여기게 될 것이다. 

앞서가는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 이외에 새로운 부가가치라는 실질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다. LTE 통신이 일반화되면서 동영상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시청을 하는 콘텐츠 소비가 일반화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부가가치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빠른 통신 서비스를 선택을 하고 있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즐기게 되자 콘텐츠 산업 자체의 변화가 시작되고 모바일 콘텐츠 환경 자체가 풍부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5G 시대가 되면 새로운 콘텐츠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VR이나 AR 콘텐츠가 보다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무선 속도경쟁은 연관 산업인 콘텐츠 분야에도 영향을 주어 산업 전반이 변혁을 하게 되는 촉매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근거리 무선 통신 : 기기 간 소통 시대를 열다

Bluetooth, ZigBee, RFID... 

‘근거리 무선 통신’이란 별도의 선이나 통신장비 없이 기기 간에 직접 데이터 통신을 실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통신을 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 기계라는 것이 이 기술이 앞에서 이야기를 하던 LTE 같은 무선 통신 기술과는 다른 점이다. 근거리 통신 기술은 꽤 여러 가지 기술들이 개발이 되어 상용화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톨게이트에 들어서면 보게 되면 하이패스라고 하는 것은 근거리 통신 중에 RFID 기술을 사용한 예로 하이패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더라도 대부분이 이것의 존재를 알고 있다. 차가 달리다가 톨게이트에서 하이패스와 통신을 할 수 있는 장비가 장착된 게이트를 지나가게 되면 차량의 하이패스와 게이트에 장착된 장비가 서로 통신을 하게 돼서 차량에 달려있는 하이패스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게이트는 문을 열어주는 상호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RFID 기술은 이외에도 그 쓰임새가 다양해서 여러 곳에 적용이 되고 있다. 스키장에서 RFID를 활용해서 대기하는 시간을 줄이고 있는 사례나, 한우 및 수입쇠고기 이력관리에 RFID를 적용한 사업, 그리고 RFID를 적용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사업 등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RFID와 유사하지만 통신 기술의 특성이 조금씩 다른 블루투스나 지그비도 점점 사용 영역을 넓혀가면서, 기기들 간 소통으로 보다 편하고 효율적인 일처리를 진행해 내고 있어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도록 혁신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블루투스는 스웨덴의 통신기기 제조사인 에릭슨이 휴대폰과 그 주변장치를 연결하는 무선 솔루션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안하게 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휴대폰과 연결해서 사용하는 다른 무선기기들 간의 통신에 사용되는 기술이기 때문에, 통신 때 필요한 소비전력은 적게 들면서 쉽고 간편하게 기기들이 연결된다. 블루투스는 주로 무선헤드셋이나 휴대폰과 다른 무선기기 간의 무선 파일전송에 사용이 되고 있으며, 저렴한 가격과 보안이 우수하다는 장점 때문에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이 기술을 적용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지그비는 블루투스와 비슷한 기술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블루투스가 음성과 영상 데이터도 무선 전송이 가능한 기술이라면 지그비는 텍스트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빌딩 자동화나 홈네트워크 기술에서 많은 기기들을 무선으로 상호 연동하도록 하는 것에 효율적인 면을 가지고 있어 그 분야로 특화되어 발전하고 있다. 지그비는 블루투스처럼 저전력에 저렴한 가격으로 사물인터넷과 연관이 되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2003년 젠시스라는 업체가 개발한 무선통신 프로토콜 Z-웨이브는 900㎒ 대역을 사용하는 저주파의 특성상 전파 도달거리가 길고 와이파이와의 간섭 우려가 적다는 장점으로 10년만에 홈 IoT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게다가 전력 소모량도 적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Z-웨이브 연합체인 ‘Z-웨이브 얼라이언스’에 가입을 하며 이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다른 근거리 통신 기술들과는 조금 다른 특성을 지닌 것으로 차량통신(V2I, V2V)이라 불리는 것이 있다. 앞으로 전기차나 무인 자동차가 일반화 될 경우, 자동차 간의 통신이나 자동차와 도로 시설 간의 통신이 경제적인 가치나 공공적인 가치에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게 될 것이기 때문에 차량 간의 무선 통신기술에 대해서도 각 국이 대부분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을 하고 있는 중이다. 

위에서 살펴본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들은 모두가 사람의 개입 없이 미리 설계를 해둔대로 기기들 간에 통신을 해서 일을 처리하다는 점에서 아담 스미스가 이야기한 보이지 않는 손을 실제로 현실 생활에서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기술인 셈이다. 특히 무선 통신 기술이 센서 기술과 결합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괸리나 통제가 가능한 세상으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 선이 사라진다는 것이 단순히 연결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모든 것을 콘트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축복이자 인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것이다. 


--------------------------------------------------------------------------------------------------------------------------


< 목  차 >

     

1장. 미래 한국사회 3대 키워드

     

1. Mobile(모바일)

   1> 무선(Wireless) 시대

   2> 모바일 에너지  

   3> 클라우드

   4> 인식기술

   5> 보이지 않는(Invisible) 직장

   6> 모바일 세상

2. China(중국) 

   1> 중국의 이동통신사업자

   2> 중국 모바일 3두마차

   3> 스마트폰 제조사

   4> 중국의 앱스토어

   5> 중국 동영상 서비스

   6> 제2의 중국, 동남아  

3. AI(인공지능)

   1> 스마트 디바이스 : 스마트 와치,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 카

   2> 웨어러블 디바이스

   3> IOT

   4> Powered Suit(파워드 슈트)

   5> 로봇(Robot)

   6> 사이보그(Cyborg)

     

     

2장. 미래 콘텐츠

     

1. UHD 콘텐츠

   1> UHD (Ultra High Definition)

   2> UHD 드라마 제작

   3> UHD 부가서비스

2. 웹드라마

   1> 웹드라마

   2> KBS 웹드라마 프로젝트

   3> KBS 웹드라마

   4> 웹드라마 성공의 조건

   5> 해외의 웹드라마

   6> 디지털 드라마

3. MCN

   1> MCN(Multi Channel Network)

   2> 한국의 주요 MCN사업자

   3> KBS MCN 예띠스튜디오(Yettie Studio)

   4> 예띠TV

   5> 방송사의 MCN 사업

   6> 한국 MCN 산업의 성장과 미래

   7> MCN과 블록버스터

   8>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Content)

4. 중국향 콘텐츠

   1> 중국 미디어시장

   2> 중국 온라인 전용 콘텐츠

   3> 중국 1인방송

5. 웹서비스

   1> 방송사업자와 웹서비스

   2> 연예정보 버티컬 서비스

   3> 드론 버티컬 서비스

   4> 동영상 아카이브 사업

   5> 온라인 광고와 유료서비스

6. VR/AR

   1> VR(Virtual Reality)

   2> VR과 360VR

   3> 360VR 영상 연출

   4> AR

7. 인공지능/드론/로봇 활용 콘텐츠

   1> AI(인공지능)

   2> 드론

   3> 로봇

작가의 이전글 미래 한국사회 키워드 1. 모바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