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Alpha)세대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로블록스(Roblox).
그런데 버츄얼 콘서트 분야에서는 포트나이트나 마인크래프트에 비해 시작이 많이 늦었습니다. 포트나이트가 'DJ 마쉬멜로'와 '트레비스 스콧'의 버츄얼 콘서트를 크게 성공시키며 가상 음악 공연을 위한 최고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마인크래프트 또한 이용자들의 자발적 게임 속 음악 페스티벌을 기반으로 그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게임 속 가상공연이 킬러콘텐츠로 떠오르게 되자 로블록스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게 되었죠.
이런 상황에서 우선 로블록스가 처음으로 시도를 한 것은 자체적으로 만든 가상 공연이 아니라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고자 유명 팝가수 ‘레이디 가가’가 주도해서 개최한 빅 이벤트 ‘One World, Together at Home’ 입니다.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이 대형 이벤트를 로블록스 게임 안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중계하는 것으로 로블록스는 가상공연 관련 콘텐츠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유명 가수들이 각자의 방이나 거실 그리고 개인 스튜디오 등 사적인 장소에서 노래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위로를 보내는 형식의 대형 이벤트 ‘One World, Together at Home’. 코로나와 싸우는 전 세계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한 콘서트로 진행된 이 공연은 마치 예전 아프리카 난민 돕기 공연인 ‘Live in Africa’를 연상시키는데요. 예전의 공연처럼 거대한 셋트를 짓고 유명 가수들이 함께 모여 노래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공연은 각자의 개인 공간에서 스타들이 공연을 하고 전 세계 팬들이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비대면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로블록스에서 본격적인 가상 공연을 추진한 가수가 바로 ‘에이바 맥스(Ava Max)’입니다. 최근 앨범 발매 같은 이벤트를 할 경우 코로나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서인지 게임 플랫폼을 이용해서 가상공연으로 하는 시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Ava Max’의 경우도 이런 케이스라고 하겠습니다. 그녀는 새 앨범 ‘Heaven & Hell’의 발매 축하 공연과 팬미팅을 로블록스 게임 안에 특별 공간을 만들어서 진행하였습니다. 이 가상공연은 그런데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한 것이 아니라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팬들과의 만남을 게임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진행한 형식이었습니다. 커다란 스크린을 만들어두고 그 스크린 속에 나오는 그녀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형식은 이미 포트나이트에서 가상공연의 초창기에 썼던 방식으로 새롭다는 평가를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가상공간 속 셋트가 괜찮았다는 호평 이외에는 평이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성공적인 가상공연은 아니었지만 ‘Ava Max’ 공연으로 노하우를 쌓은 로블록스는 포트나이트의 성공적인 가상공연들을 벤치마킹해서 세 번째 가상공연에서는 대박을 치게 됩니다. 그 공연은 바로 2020년 11월에 있었던 미국의 유명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의 가상 공연입니다.
힙합과 컨트리를 창의적으로 결합시킨 히트곡 'Old Town Road'로 순식간에 대형 스타가 된 ‘릴 나스 엑스(Lil Nas X)’는 알파세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로블록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가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의 로블록스 가상공연은 상당히 공을 들여 만든 퀄리티가 높은 최고의 콘텐츠로 평가받으며 조회 수 3,300만 회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포트나이트 가상공연의 최고 기록에는 조금 못미치는 성적이었지만, 후발주자로서 큰 성공을 만들어내며 로블록스의 잠재력을 가상공연 부분에서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상 공연의 성공으로 로블록스도 가상 세계의 음악 콘텐츠 시장의 다크호스로 인정을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