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원하는 것

by 심가연


이번주 토요일에는 한마음체육대회를 나갔다. 우수수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우비를 쓰고, 강북구민운동장에서 체육대회에 참여했다. 어린 시절의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지만 확실히 운동을 할 때마다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험이 꽤 쌓여서, 나는 단체가 다 같이 운동을 하는 것은 웬만하면 참여하지 않았다.


체육대회에 나가서 우비를 쓰고 비를 맞으면서 내내 생각했다.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닌데..."

그렇게 투덜거리고 있는데, 내가 새마을 문고에 가입하는 바람에 끌려온 남편이 비를 맞으며 신나게 동네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서 줄다리기를 하고, 중간중간 나오는 노래에 춤을 추는 게 아닌가.


나는 나의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내가 소속된 단체와 연관된 한마음체육대회 때문에 끌려와서 이 가을비를 맞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단 한 마디의 불평도 없이 남편은 신나게 체육대회를 참여하고, 중간중간 줄다리기를 하던 남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결국 우리 동은 줄다리기 1등을 했다.


나는 남편을 보며, 반성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은 아마도... 내 생각 속에만 있는 편한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글 쓰고, 글 가르치고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주는 사람만 있는 곳 말이다. 가끔은 한마음 체육대회처럼 비 오는 날 우비를 쓰고, 단체행사를 참여하는 날도 당연히 있는 것이 단체생활인데.


살아가며 언제든지 불평을 하고 도망치는 편이었다. 나이가 먹을수록 이제는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거 아니냐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기도 했다. 그런데 비 오는 날, 그 체육대회에 모인 사람들 중 정말로 그날 체육대회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을까?


아마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분들은 축제를 최대한 즐기며 춤을 추고, 운동을 하는 서로를 응원하며 쏟아지는 비까지 즐기는 것 같았다.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춤을 추면 된다.


그곳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인내와, 특히 가장 갑자기 끌려온 나의 남편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반성했다. 비가 내리든 눈이 내리든 다음 기회에는 나도 근사한 엉덩이 춤을 추는 날이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