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맨스 영화에 빠지지 않는 장면

by SHUN

일본은 여러 가지 마츠리(축제)가 발달한 나라이다. 이 계절에 빼놓을 수 없는 축제 중 하나가 하나비(불꽃) 축제이다. 여름이 되면 일본에서는 크고 작은 불꽃 축제가 열린다. 그중에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무료 불꽃축제가 있고, 티켓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는 유료 불꽃축제가 있다. 어디선가 유료 불꽃축제가 더 많은 수량의 불꽃을 쏘아 올리고, 화려하고 멋있는 모양의 불꽃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빠르게 예매를 하지 않으면 가기 힘들다는 인기 불꽃축제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일본 영화에도 불꽃 축제 장면은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이다. 특히 불꽃 축제 장면을 빼고는 일본 로맨스 영화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일본의 로맨스 영화에는 체감상 거의 100%의 확률로 불꽃 축제 장면이 나오는 듯하다.


예전에 일본에서 불꽃 축제에 갔던 적이 있다. 도쿄에서 열리는 꽤 유명한 불꽃 축제 중 하나였는데 친구가 빠르게 예매하는 덕분에 갈 수 있었다. 직접 불꽃 축제를 가보고 왜 그렇게 로맨스 영화에 불꽃 축제 장면이 빠지지 않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입장 후 그 안에서 파는 야키소바나 빙수 등을 먹으면서 놀다 보면 어느새 저녁때가 된다. 날이 어두워지고 본격적으로 불꽃을 쏘아 올리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감탄의 함성이 터져 나온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여러 형태의 불꽃들은 그 자체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렇게 하늘에서 터지는 불꽃들은 한참 동안 보고 있으니, 마치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온 세상이 다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했다.


유카타도 하나의 중요 포인트다. 불꽃 축제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유카타를 입고 온다. 불꽃 축제에 가기 전에는 왜 더운 여름날 굳이 불편해 보이는 유카타를 입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유카타가 더 시원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지만 내가 직접 입어본 적은 없기에 실제로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유카타가 풍기는 특유의 신비한 매력이 있다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남녀 구분 없이 유카타를 입었을 때가 보통 옷을 입었을 때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했다.


그래서 썸을 타는 사이에 가면 연인 사이로 발전할 수 있고, 연인 사이에 가면 상대를 더 좋아하게 되는 곳이 바로 불꽃 축제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란히 유카타를 입고 약간은 불량식품 같은 알록달록한 빙수를 나눠 먹으며 여름날의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들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당시 나는 오래된 여사친과 함께 불꽃 축제에 가서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이 될 기회(?)는 없었다. 더위를 핑계 삼아 맥주를 많이 마셔서인지 기억이 약간 흐릿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름다웠던 수많은 불꽃들의 모습은 여전히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너무 아름다운 것을 오랫동안 보고 있으면 감동인지 슬픔인지 모를 이상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당시의 내가 그랬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어서 그런지 약간은 슬픔과 닮은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일본 로맨스 영화에 등장하는 불꽃 축제 장면을 보면 이제는 뻔하다는 생각보다 로맨스 영화에 불꽃 축제만큼 잘 어울리는 장면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시 한번 불꽃 축제에 가서 로맨스 영화 같은 아름다운 장면을 눈에 담고 싶어지는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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