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동계올림픽대회 스노보드 종목 소감
2015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직원으로
2021년 4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문체부 평창동계올림픽 유산(Legacy) 사업
담당 주무관으로
총 6년간 동계올림픽 관련 업무를 담당했었다.
평창올림픽 당시 나는 과를 1번 옮겼다.
첫 부서는 올림픽 개폐회식 운영
두 번째 부서는 IOC호텔 서비스 운영
공직사회와 다른 분위기와 업무들
그리고 처음 접하는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고비를 만날 때마다
매 순간 칼날 위에 선 기분이었다.
(내 경력 중에 이 땅에서 나만 경험한 것이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계약담당이다.)
대회가 끝나고 3년이 지나 문체부에 복귀하고
다시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사업을 맡게 되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나와 평창동계올림픽은 정말 전생부터 인연인가...
그래, 서울올림픽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멋진 사업을 만들어보자!'
평창동계올림픽 대회가 끝날 무렵에
당시 여론은 대회 자체 성과보다
2가지 주제가 중심이었다.
첫째, 북한 김여정의 방문을 통한 평화 올림픽
둘째, 다른 나라의 올림픽대회와 비교할 때
적자를 면한 성공한 올림픽
평창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직원으로
3년을 보낸 나에게는 씁쓸한 기분이었다.
대회 자체보다 평화 또는 경제성 등
외부적 요인에 대한 관심만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설계부터 발주까지 함께한
개폐회식장이 철거되면서
아쉽고 공허한 마음은 더욱 커졌다.
'아들에게는 사진으로만 보여줘야겠네...'
2021년의 유산사업은 총 3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째, 드림프로그램(국제교류사업)
둘째, 수호랑 반다비 캠프(동계스포츠 활성화)
셋째, 청소년동계체험캠프(학교체육 활성화)
이 중에서 드림프로그램과 수호랑 반다비 캠프는
개최도시인 강원도와 함께 국비 및 지방비 매칭으로
진행하는 사업이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청소년동계체험캠프에 집중하게 되었다.
국비 및 지방비 매칭 사업은
지방비를 부담하는 지자체 중심으로
사업이 기획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희망했던 것은 전국 단위로
동계스포츠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인데
강원도 중심의 사업 추진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소년동계체험캠프는 2019년도에 시범사업으로
여자 중학생 대상의 아이스하키 강습으로 시작되었다.
2020년도는 스노보드를 종목으로 강습을 진행하고 있었다.
해당 사업을 담당하는 평창기념재단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2021년에도 스노보드를 계속할지 다른 종목으로 변경할지 결정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
또 2022년부터는 폐지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알고 보니 2020년에 시작된 수호랑 반다비캠프의
시범사업으로 추진된 것이 청소년동계체험캠프이고
2022년부터는 수호랑 반다비캠프로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을 고려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평창기념재단 담당자를 확인해 보니
조직위 시절에 같이 근무한 동료였다.
난 2가지 질문을 했다.
첫째, 스노보드 강습의 성과는 어떠한지
둘째, 사업 목적이 학교체육 활성화인데 종목을
변경한다면 학교체육과 연계할 수 있는 종목이 있는지
답변은 이러했다.
첫째, 스노보드를 즐기는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고
강습 후에는 스키협회에 선수 등록을 하는 등
부족한 스노보드 선수층을 확보하는 성과가 있다.
둘째, 스노보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청소년기 선수들의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
스노보드이다.
또래 청소년이 올림픽 메달을 따면
청소년들 관심도 높아지고
자연스레 학교체육으로 연계가 될 것이다.
이 답변에 추가 질문을 했다.
'대한체육회에서 담당하는 국가대표 등
전문체육 지원사업이 있는대
학교체육사업으로 국가대표 스노보드 선수를
육성하거나 지원할 필요가 있나?'
(답변) 동계종목 전반적인 문제지만 스노보드도
선수가 부족하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가 된 이후에 지원을 하지
일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은 하지 않는다.
이 대화 끝에 우리는 이런 결론을 냈다.
1. 2022년 이후에도 청소년동계체험캠프는
스노보드 종목으로 계속 추진한다.
2. 스노보드의 학교체육화를 위해
비시즌 강습 교재와 프로그램을 만들고
겨울에는 강원도 외에 스키 강습이 가능한 곳을
정해서 강습을 한다.
다만 전국대회는 강원도에서 개최한다.
3. 스노보드 강습은 입문반 및 인재반으로
구분하여 진행하고
단순 체험이 아닌 인재 발굴을 목적으로 한다.
나와 평창기념재단의 동료들은
다시 조직위원회 소속으로 일하는 기분이 들었고
재단 직원들의 사업을 뒷받침하고자
2022년 5억 원의 예산을 8억 원으로 증액하였다.
평창기념재단 직원들은 비시즌 강습 교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동시에 전남과 전북의 초등학교에 현장 방문형 강습을 하며
전북 무주, 경기도 스키장을 예약하는 등 많은 고생을 했었다.
2023년 2월, 평창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런 대화를 나누웠다.
'(나) 적은 인원으로 이렇게 애쓰고 고생하는데
설상종목에서 첫 메달리스트는
스노보드에서 나오면 좋겠어요.'
'(동료) 가능합니다! 미국의 클로이 킴도 한국계잖아요.
비슷한 신체조건의 아이들이 인재반에 있어요.
청소년동계체험캠프 출신의 메달리스트가 꼭 나올 겁니다.'
그리고 4년 후...
유승은 선수가 첫 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지금은 나도 그 친구들도 다른 업무와 직업을 갖고 있지만
이렇게 매 동계올림픽마다 배출되는
스노보드 선수들을 보게 된다면
젊은 시절의 열정을 즐겁게 추억할 수 있어서
행복할 것 같다.
다시 한번 유승은 선수에게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