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문화시설 노동자에 대한 갑질은 언제 해결될까?
정부 및 지자체 계약 발주는 3개 분류로 진행된다.
물품, 공사, 용역
사업부서는 계약부서에 계약요청을 하기 전에
물품은 규격
공사는 도면, 시방서
용역은 과업지시서와 특수조건을 확정해야 한다.
물품의 규격과 공사의 도면은 그림 상에 수치로 표현이 된다.
따라서 사업부서는 계약요청을 하게 되면
직속상관에게 해당 규격이나 도면을 변경하라는 요구는 받지 않는다.
문제는 용역이다.
문장으로만 기재된 과업지시서, 특수조건은
계약체결이 되어 업체가 정해진 후에도
기관장 또는 부서장에 의해 계속 변경된다.
쉬운 예로 설명하면
업체로부터 포스터 제작에서 포장 및 납품까지
3일의 시간이 걸린다고 이야기 듣고
부서장에게 더 이상 도안 변경은 불가하고
확정을 요청해도 행사 전날에야 결정되는 일이
매우 빈번하다.
그리고 부서장은 실무자에게 계약서에 없는 요구를
업체에 제안해서 받아내라고 하거나
시방서와 다른 방향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등
황당한 경우가 많고
이 것을 실무자가 업체에 미안해하면
업무 미숙 또는 무능하거나
업무에 열정이 없는 사람취급을 한다.
이런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있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문화기관의
학예연구사 등 정규직은
행정직, 시설직 보다 인원이 적고
다수가 공무직과 기간제 근로자이다.
상시 해야 하는 각종 업무(예산 및 결산, 자문회의, 기타 요구자료 작성 등 등)에
더하여 이런 일들로 항상 초과근무는 주 52시간을 넘게 된다.
(어떤 기관은 부서장이 야근을 하는 직원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을 감추기 위해 초과근무등록을 못하게 하는 곳도 있다)
최근 학예직 등 정규직으로 입사한 직원들이
이런 갑질에 질려서 퇴사 또는 휴직하는 것을 보며
묵묵히 참아가며 일했던 70~80세대는 더 이상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와 동년배인 부서장들이 과거 그들의 직원일 때
당하던 일을 후배들에게 반복하는 모습을 보며 허망한 기분도 든다.
매 정부마다 어떻게 문화산업의 창작자를 지원하는가
이 문제에만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다.
문화산업의 중요한 구성원인 종사자들의
워라밸을 위해 갑질을 방지하고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가 계속 입사하도록
고민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영국의 유명 밴드인
the beatles도 EMI의 프로듀서 조지마틴은 물론이고
음향 및 녹음 기술자와의 협업 없이는
명반이라 불리는 앨범들을 출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진정한 문화강국이 되고자 한다면
창작자와 협업 또는 지원하는 문화기관 종사자의
근무환경과 직업 만족도에 대해서 고민하고
개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