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분석의 관점에서 본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서원철폐의 공통점
IMF가 끝나고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무섭고 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난 그 때 신림동 고시촌에 살았다.
신림동에서도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한 장수생이 거주하는 고시원이었다.
공부도 안되고 옆 방에서 들려오는 작은 숨소리에도 짜증이 밀려온 어느 밤에 달이 보고 싶어 졌다.
경사가 있는 골목길의 위로 걸어갔다.
관악산 옥녀봉으로 가는 방향 인대 서울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자정이 넘어서 사람은 없었다.
시선을 위로 두니 파아란 밤하늘과 구름이 보였다.
구름보다 멀리 황금색 불빛의 아파트 그리고 빨아 알 간 십자가가 보였다.
교회가 참 많다는 것과 아파트에 가족과 함께 있을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5급 공무원이 되면 내 월급만으로 서울에서 집을 장만할 수 있을까? 지방직 행정고시로 바꿀까?'
공부도 안되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한심하고 날씨도 춥고
비틀즈의 A hard day`s night를 듣고 고시원으로 돌아왔다.
저 날로부터 16년이 지난 2018년...
어느 정도 벌어야 경기도에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을까?
지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 질문에 답변을 한다고 한다.
아파트 분양 원가 공개를 통해서 말이다.
공무원이 되고 계약 업무를 10년 넘게 하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다.
"원가분석의 깊이가 민주화의 수준이다."라는 것이다.
원가분석이란 인건비, 재료비, 경비, 일반관리비, 이윤으로 공사 금액을 세분화하는 것을 말한다.
원가분석의 각 항목은 계약예규인 법규로 정한 비율이 있어 그 이상은 초과이득으로 환수된다.
그런데 세상에는 원가분석이 불가능한 물건 또는 서비스가 있다.
아파트 분양대금, 대학교 등록금, 전투기 등 군수물자 등 등
이 물건들의 원가분석이 가능해진다면 특정 집단만이 소유하는 정보가 공유되는 것이고
리베이트라는 명목으로 그 들에게 전달되는 자금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공개하여 리베이트를 없앤다면 조선후기 대동법을 시행한 김육만큼 위대한 목민관이 될 것이나
실패하면 흥선대원군처럼 타국으로 유폐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흥선대원군이 청나라에 잡혀가자마자 조선에서 재개된 것은 만동묘의 부활이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원군을 파병한 명나라 황제의 제사를 지내던 사당인 만동묘...
제사 때마다 해당 지역의 주민은 세금을 내야 했고 돈이 없으면 몸으로 노역을 담당해야 했다.
흥선대원군은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조정에서 명나라 황제의 제사를 지낸다는 명분으로 만동묘를 폐지했다.
만동묘가 다시 부활했을 때 그 지역 백성이 이런 질문을 했다고 생각해보자.
"제사상에 어떤 제물을 두고 어떤 종이로 신주를 쓰시기에 매 번 돈을 내라 하시오?
또한 서원 일꾼만 해도 제사는 가능할 터인데 우리 밭일은 어찌하라고 잡아간단 말이오?
지금 우리는 입에 풀칠하기도 버겁단 말이오!"
늦어도 이 말을 꺼낸 1시간 후에 송장이 되어 있을 것이다.
제사를 핑계로 걷는 세금은 제수용품을 납품하는 상인들에게 전달된 후 그 지역 양반들에게 리베이트로 일정 금액이 건너갔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건승을 기원한다.
꼭 살아남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