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꿀 미래 마이스 산업의 3가지 모습

전시장의 부스 배치도가 제일 먼저 사라질 것이다.

by 이형주 David Lee

사이버 전시회는 왜 실패했을까?


마이스는 기본적으로 현실에서의 만남을 전제로 한다. 전시회건 회의건, 또는 그것이 콘서트건 축제이건 만나지 않는다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의 집합이 마이스이다. 그렇기 때문에 10여 년 전 시도한 사이버 전시회나 가상현실을 이용한 컨벤션은 대부분 실패하고 말았다. 마이스의 본질을 무시하고 만남 그 자체를 기술로 대체하려 했기 때문이다. 기술은 인간과 조화를 이룰 때 성공하지 기술이 인간을 전복하려 든다면 대부분 거센 저항에 부딪혔음을 지난 시간이 증명하고 있다. AI 역시도 만남의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마이스 전-후 과정에 적용될 때에 그 빛을 발할 것이다.


AI가 바꿀 마이스 산업의 3가지 미래


AI는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과정을 모방하여 그 패턴을 인식하고 추론하여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이른바 딥러닝이라고 하는 이 과정의 핵심은 무엇보다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의 양과 질이다. 소위 빅데이터가 AI의 핵심인 이유도 추론과 예측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이미 이세돌이 대적한 알파고와 한돌의 차이를 통해 이러한 딥러닝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AI는 마이스 산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마이스의 핵심, 즉 만남이 잘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3가지 분야에서 AI는 마이스 산업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1) 개인화 : 전시 관람객의 사전 등록 정보를 분석하여 방문할 부스를 추천해 줄 것이다.


지금까지 전시회 관람객들은 사전등록을 통해 방문 목적 및 관심 기업 등의 정보를 전시 주최자에게 제공해 왔다. 그러나 실상 관람객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관람객에게 그 어떤 혜택으로도 돌아오지 않았다(단지 사전등록 시 무료라는 것 말고는). 관람객 그 누구도 전시회의 모든 부스를 빠짐없이 둘러보지 않는다. 전시회가 커지면 커질수록 관람객은 본인에게 필요한 부스만을 방문하길 원한다. 특히 바이어나 기자들 같이 바쁜 비즈니스 고객일수록 효율적인 관람을 원할 수밖에 없다.


AI는 사전 등록자의 개인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전에 그들이 방문해야 할 부스를 맞춤형으로 추천하게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이 모든 관람객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초청장이 아니라, 개인별로 방문할 부스의 위치와 정보를 맞춤형으로 알려주게 된다. 이른바 부스 큐레이션 시스템(Booth Curation System)으로,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더 이상 전시장 앞에 커다란 부스 배치도는 필요 없게 된다. 부스 큐레이션 시스템은 관람객에게 효율적인 전시 관람을, 참가업체는 사전에 관심 고객의 DB 확보를, 그리고 주최사는 전시회 방문객들의 이동 동선이나 주요 방문 기업 등의 핵심 데이터를 파악하여 추가적인 광고 수익이나 전시 기획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비콘 기술을 활용해서 전시 현장 관람객의 동선을 파악한다는데, 도대체 관람객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를 추적하는 것이 어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 오히려 방문자의 목적에 맞는 부스 방문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주최자에게는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지금 초기 단계의 AI 기반 부스 추천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더 이상 관람객은 광활한 전시장을 무턱대고 방황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AI 기반의 부스 추천 시스템 - 관람객의 사전 등록정보를 파악하여 방문 부스를 추천해 준다.


(2) 초연결 : 컨벤션 참가자 - 참가자 간의 만남을 도와줄 것이다.


AI가 바꿀 마이스 산업의 두 번째 변화는 컨벤션 참가자 간의 미팅 확대이다. 현재 컨벤션이나 세미나 등록자는 사전 등록을 통해 행사에 참가하지만 본인 이외 누가 행사에 참석하는지, 들어야 할 연사가 누구인지를 알기는 어렵다. AI 기반의 컨벤션 시스템은 사전 등록자의 정보를 파악하여 들어야 할 연사 추천뿐 아니라, 행사에 참가한 참관객까지도 정보를 제공하여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미 이 솔루션은 개발되어 운영 중이다. 영국의 스타트업 Grip은 참관객과 연사 등의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하여 UFI, IMEX 등에서 올해의 이벤트 테크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Grip의 이벤트 매치 메이킹 솔루션 - 참가자에게 맞는 연사 및 참가자를 매칭 해준다.


(3) 확장성 : 컴퓨터 비전 시스템으로 행사의 안전과 보안의 시야가 확장될 것이다.


우리 인간의 오감 중 시각은 가장 잘 발달된 동시에 가장 많이 연구되는 감각기관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속담에서도 드러나듯이 시각만큼 강력한 경험과 인지 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없다. AI의 가장 성공적인 딥러닝 네트워크에 영감을 부여한 것도 이 시각의 학습 구조였다. 비전(Vision) 시스템은 인간의 시각적 학습과정을 모방하여 AI가 학습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비전 시스템은 인간 시야의 확장성을 가져다준다. 이미 싱가포르 정부는 행사 중 설치된 CCTV 비디오 분석을 통해 대중의 행동을 예측하여 보안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지노 컨설팅 기업인 GGH 모로비츠는 이 비전 시스템으로 카지노 내 모든 게임 테이블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인간의 시각적 학습과정을 모방, 현장의 전체 모습을 모니터링하고 패턴화 해서, 특이한 행동이나 사고들을 탐지하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AI 비전 시스템과 연동되는 자율소방로봇(Red Rhino Robot)을 개발했다.
카지노 딜러 로봇은 이미 개발되었다. 로봇은 인간과 플레이를 할 것인가? 아님 감시할 것인가?


창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야 할 때


다른 모든 산업분야가 그렇듯, 마이스 분야에서도 AI는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부분부터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이미 몇 가지 기능은 벌써 구현되어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결국 AI가 도달하기 어려운 부분, 인간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고유의 창의적 영역일 수밖에 없다. 하기사 AI가 기사를 쓰고 작곡까지 하는 마당에 과연 어떤 것이 인간 고유의 영역일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에이트'의 저자 이지성은 이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제 기계의 길을 버리고 인간의 길을 가라."


나는 똑같은 위의 질문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의 뇌가 생각하는 크기만큼이 우리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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