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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Oct 10. 2022

전시회에서 성과를 내는 기업들의 5가지 습관

겸손하지 말고 드러내라.

전시회에서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전시회에서 성과를 달성하는 기업은 여전히 많다. 지난 10여 년간 많은 기업들을 만나며 전시회에서 성과를 거둔 패턴을 조사해본 결과, 전시회를 통해 참가 성과를 달성한 기업들은 대개 5가지의 습관을 갖고 있었다.  


습관 1.  "한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해 바이어의 눈도장을 받은 것이 주효했다.” 


브랜딩이란 인식의 싸움이다. 사람들은 보이는 데로 믿는 경향이 있다.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중동 시장을 대상으로 자동차 무역업을 하는 A회사는 자동차 부품 관련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여 중동의 자동차 바이어들에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란 인상을 심어주었다. 중동의 바이어들은 한번 신뢰가 쌓이면 자기 친구들까지 전부 한국 업체들을 소개해준다. 바이어를 뛰어넘어 기업을 대변하고 추천해주는 변호인(Advocate)이 되는 것이다. 반면 전시회를 띄엄띄엄 2-3년에 한 번씩 참가하거나 아예 불참하면 바이어들은 '회사가 어렵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한번 전시회에 참가했다면 꾸준히 참가하여 바이어의 눈도장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습관 2. “활발한 사전 접촉 때문에 바이어들이 호감을 갖게 되었다.” 


가끔씩 전시 마케팅 강의를 들은 기업인 중에 다시 연락을 해와 '간증'을 하는 분들이 있다. 한 번은 강의에 참석했던 B회사의 여성 팀장님이 다시 연락을 해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매직쇼 참가를 위해 강의에서 배운 데로 현지 언론매체의 기자 명단을 입수 후 보도 자료를 보내고, 이를 초대장을 보낸 바이어가 찾아보고 실제 전시회에서 만나 약 1억 원의 계약을 달성했다'는, 실로 반가운 뉴스를 전해왔다. 이 팀장님이 바이어 미팅을 위해 쓴 비용은 얼마일까? 우체국에서 실물 초대장을 보낸 우편료가 전부다. 전시회는 참가하는 것보다 참가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현장에서 우연히 좋은 바이어를 만날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는 게 좋다. 진짜 바이어는 사전에 약속하고 오기 때문이다.


활발한 사전 접촉으로 바이어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면, 우리 회사를 온라인에서 검색하고 결국 우리 부스로 찾아오게 되어 있다.      


습관 3. “회사가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전시 참가가 결정적 영업의 계기가 되었다.”     


스타트업에게 전시회는 잠재 고객 발굴을 위한 훌륭한 수단이다. 스타트업의 참가 목적은 제품의 판매뿐 아니라 투자자 유치나 유통망 발굴과 같은 B2B 목적이 많은데 한 공간에서 수많은 산업 관계자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전시회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시회를 많이 다녀본 스타트업 CEO들은 영리하게도 단순히 부스 참가뿐 아니라 전시 주최자가 제공하는 다양한 마케팅의 기회들을 활용한다. 무대에서의 연설을 통한 스피치 마케팅, 어워드 프로그램과 기업 행사 개최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기업의 존재를 드러내고 노출하는 ‘아웃보딩’의 마케팅을 구사한다. 그리고 미리 참가 도면을 확보하고 평소에 거래를 하고 싶던 참가업체들과의 미팅을 전시 주최자에게 요청하여 전시회 기간 중 2-3차례 만남을 가진다.      


이러한 모든 활동은 바이어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현장에서의 만남을 전시회 이후까지 연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전시회가 영어로 Trade Show 인 이유도, 전시회에서는 겸손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우리 기업의 존재를 드러내는 ‘쇼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습관 4. “전시품을 잘 만들어 부스에 설치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실물 제품을 전시하는 기업은 반드시 전시품은 판매용 제품과 똑같이 작동되어야 한다. 간혹 전시회에 출품하기 위한 제품을 목업용 시제품으로 만들어 실제 작동이 안 된다거나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여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현장에서 제품 시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바이어들은 비록 현장에서는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후일을 기약하자’라고 하지만, 돌아서면 그 기업을 기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 작동하는 제품을 보여줘야 강한 인상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는 순간은 항상 제품의 판매 시점이 아닌, 출시 6개월에서 1년 전이다. 고객들은 애플의 현란한 키노트 스피치와 제품이 실제 작동되는 프레젠테이션에 홀려 누구보다 먼저 애플의 구매자가 되기 위한 입도선매 전략에 들어간다. 이것이 바로 애플이 구사하는 전시 마케팅 기법이다. 그래서 전시회에서의 제품은 반드시 작동되어야 한다.      

바이어에게 전시회에서의 좋은 경험은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좋은 기억은 반드시 그 기업과의 거래를 일으키는 모멘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습관 5. “부스 운영 직원에 대한 사전 교육이 중요하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들의 부스를 보면 간혹 정직원은 없고 현지에서 채용한 아르바이트 학생이나 도우미들만 늘어서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사전에 교육을 시키고 현장에 투입한다 하지만, 정작 바이어나 기자들이 물어보는 질문은 교육받은 내용 그 이상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기자들은 현장에서 긍정적인 보도를 위한 질문만을 던지지 않는다. 정확한 사실을 모르더라도 간혹 부정적 내용의 질문을 던져 부스 스텝들의 반응을 떠보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내용을 잘 모르는 신입사원이나 학생들이 현장에서 잘못된 답변을 하게 되면 전시회를 참가하지 않는 것만 못한 역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더구나 경쟁사에 대한 비판적인 인터뷰 내용이 활자화되면 해외에서는 느닷없이 소송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스 운영 직원은 반드시 제품과 기술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직원들이 투입되어야 한다. CES 등 글로벌 전시회에 국가관 형태로 참가하는 프랑스나 일본, 대만의 스타트업들은 아예 정부에서 2-3일짜리 ‘부트캠프’ 행사를 마련하여 바이어 상담, 피칭, 전시회 마케팅 등 다양한 전시회 참가 준비 교육을 받는다. 이렇게 사전에 전시회 마케팅의 선수가 되어 현지 전시회에 참가하면 단순 부스가 아니라 전시회의 모든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전시회 전담 조직이 없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는 전시회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CES 2021 출전을 위해 부트캠프에 참가한 대만 스타트업 기업인들 (출처: prnewswire.com)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듯,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좋은 바이어를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전시회에서 좋은 성과를 낸 기업들은 한결같이 비슷한 성공의 패턴을 보여주었다.
겸손하지 말고, 미리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어 좋은 만남을 준비하라.     

전시회는 참가하는 것보다 참가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서 예시로 든 기업들의 공통점은 전시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숨기거나 겸손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전시회 준비 기간부터 전시회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점이다. 

전시회 현장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기업을 방문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바이어는 미리 약속을 하고 나타난다. 아무리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부스를 방문하더라도 전시 성과가 없는 기업들은 바이어와의 준비된 만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연히 좋은 고객들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중요한 바이어는 현장에서 무작정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결국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듯,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좋은 바이어를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전시회에서 좋은 성과를 낸 기업들은 한결같이 비슷한 성공의 패턴을 보여주었다. 겸손하지 말고, 미리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어 좋은 만남을 준비하라. 이제 또 어떤 기업들이 전시회에서 뜻깊은 성과를 거둘지 탐색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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