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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Nov 07. 2022

우리 베뉴의 가치를 계산하는 법

Value of Venue = Benefit / Price

오프라인 공간은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가격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온라인 공간은 창고도, 이를 관리하는 직원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공간은 온라인이 절대적으로 줄 수 없는 그것, 바로 그곳에 갔을 때만 얻을 수 있는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 그 경험이 기억으로 치환될 때, 사람들은 그 기억을 현재로 만들려고 다시 방문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수학적으로 표시하면 아래처럼 나타낼 수 있다. 

   

베뉴의 가치 1


즉 베뉴의 가치는 방문자가 그곳에 가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비용, 에너지보다 그곳에 갔을 때 얻는 기능적, 감정적 혜택이 더 클 때 높다고 할 수 있다. 방문자가 한정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간 공간에서 기대했던 혜택이 없다면 당연히 그곳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을 필립 코틀러는 그의 역작 ‘박물관 마케팅’에서 다음처럼 단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모든 공간은 고객의 여가 시간(Leisure Time)을 두고 경쟁한다.”     


우리는 모두 한정된 시간에서 살고 있다. 특히나 현대인에게 여유로운 시간이란 고작 주말에서야 몇 시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것이다. 어린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이건, 중요한 바이어를 접대해야 하는 기업 임원이건 그 누구에게나 시간을 들여 방문한 공간은 투자한 만큼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위의 공식을 대입하면 베뉴가 어떻게 가치를 만들 수 있을지를 아주 쉽게 계산해 낼 수 있다. 조금 더 간략히 풀이하면 이렇게도 정의할 수 있다.                         

베뉴의 가치 2


결국 베뉴의 가치는 방문자가 지불하는 가격 대비 혜택의 함수이다. 또 양쪽에 Price를 곱하면 Benefit = Value x Price라는 결론이 나온다. 즉 방문자가 느끼는 혜택이란 베뉴에 지불한 가격과 가치 모두 높아야 올라간다는 의미가 된다. 베뉴가 아무리 임대료를 싸게 책정한다고 고객들이 혜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전국적으로 지역 CVB들이 지정한 유니크 베뉴가 300개를 넘고 컨벤션센터 또한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베뉴 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초과하는 현상을 맞고 있다. 베뉴가 늘어나다 보니 한정된 시장에서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베뉴들은 임대료를 낮추는 손쉬운 방법으로 행사 수요를 가져오려 한다. 

     

그러나 가격을 낮추는 것은 서비스의 질을 하락시켜 전체적인 베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오히려 가격을 높이더라도 그곳만의 차별적 경험 요소를 제공하는 베뉴가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다.      


이미 오프라인의 공간은 하드웨어 경쟁에서 그곳에서 무엇을 체험할 수 있느냐의 콘텐츠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 더현대 서울이 백화점 한가운데 숲을 만들고 코엑스몰이 별마당 도서관을 만든 이유 역시 모두 마찬가지이다. 체류시간이 늘어나야 소비자의 지갑이 열린다는 가정이 오프라인의 공간들에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마이스 산업 역시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정보 습득과 판매, 홍보를 위한 마이스는 온라인 기술로 급속히 대체되는 중이다. 온라인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이 시대에, 오프라인의 마이스는 그곳에 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고, 이것이 마이스와 콘텐츠가 점점 결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베뉴의 가치를 올리고 싶다면, 베뉴의 가치 공식을 대입하여 우리 베뉴가 제공하는 하드웨어와 경험적 콘텐츠가 방문자가 지불하는 가격 대비 높은 혜택을 제공하는지를 따지면 된다. 베뉴의 가격이 아무리 비싸더라도 그 이상의 혜택이 존재한다면 방문자는 모두 이렇게 말하며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역시 이곳에 오기를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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