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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Apr 24. 2024

전시회가 낳은 인류의 발명품들

전화기에서 TV, 그리고 플라잉카까지

전시회는 역사적으로 인류의 삶을 바꾼 혁신적인 제품들의 쇼케이스 무대이자 대중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테스트베드의 역할을 해왔다. 전시회에서 선보인 제품들은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만국박람회부터 지금의 무역 전시회에 이르기까지, 전시회는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과 제품으로 시대를 여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것이다. 전시회를 통해 데뷔한 수많은 발명품들 중에서 인류의 삶을 바꾼 가장 대표적인 제품 다섯 가지를 알아보자.   

   

1. 전화기인류의 정보 전달 방식을 바꾸다 _ 1876년 필라델피아 만국박람회


지금은 전화보다 DM을 더 선호하는 시대이지만,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역사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꾼 것은 바로 전화기다. 1876년 필라델피아 만국박람회에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선보인 전화기는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인류 최초의 전화기,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출처: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전화기는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고, 장거리 소통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가족과 친구 간의 관계를 강화했다. 또한 전화 네트워크의 구축과 운영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며, 모바일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넷 기술의 발전에 기초를 마련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경제와 문화의 혁신적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벨이 발명한 전화기는 단순한 기계를 넘어서 인류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전 세계적인 경제와 사회의 발전을 촉진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전화기는 오늘날에도 그 진화된 형태로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벨이 1876년에 만국박람회에서 선보인 원리가 얼마나 혁신적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2. TV: 스타 시스템과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탄생시키다 _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     


TV는 인류가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전화기가 음성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였다면, TV는 소리와 함께 움직이는 동영상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인류의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측면에서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미국 RCA사는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세계 최초로 텔레비전, 즉 TV를 공개하였다. 박람회 기간 중 RCA는 본사 건물의 개관식을 TV를 통해 최초로 12Km 떨어진 곳까지 전송하였고 박람회가 끝난 10일 뒤부터 TV를 일반 대중에게 판매하였다.          

1939년 RCA의 TV 전시 모습 (출처: uminnpressblog.com)

TV는 가정에서 영화, 드라마, 쇼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도록 하면서 스타 시스템과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뉴스나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보다 넓은 지식 전파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까지 가족 구성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를 통해 등장한 TV는 우리 생활방식에 많은 영향을 끼친 매체로서 지금까지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3. 현대자동차 포니: 한국 자동차 산업의 문을 열다 _ 1974년 토리노 모터쇼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지 50년 만에 다시‘포니’를 리뉴얼하여 공개하였는데, 현대자동차에게 있어 포니는 독자적인 한국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열망의 표현이었다. 1974년, 현대자동차는 토리노 모터쇼에서 한국 최초의 독자 개발 자동차인 포니를 세계에 공개하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차량은 단순히 한국의 자동차 기술력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포니는 이탈리아의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을 맡아, 국제적인 디자인 트렌드와 어울리는 모던하고 세련된 외관을 갖추었다. 또한 이 차량은 경제성과 실용성을 겸비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수출 시장에서의 성공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 출시한 현대자동차 포니 (출처: archives.kdemo.or.kr)

결과적으로 현대 포니의 등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한국을 글로벌 자동차 제조 강국으로 이끄는 초석이 되었다. 하나의 모델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세계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경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4. 오큘러스 VR: 가상현실의 세계로 안내하다 _ 2013년 CES     


2013년 CES에서 처음 선보인 오큘러스 VR은 가상현실 기술의 상업적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린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이 기기는 단순히 현실감 넘치는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교육, 훈련,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상호작용과 몰입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2013년 오큘러스의 VR 시연 모습 (출처: CNET.com)

사실 오큘러스는 2013년 CES에 참가하지 못했다. 부스 신청이 마감된 것을 뒤늦게 안 것이다. 대신 오큘러스의 CEO였던 럭키 팔머는 CES 기간 중 라스베이거스의 베네시안 호텔 디럭스룸을 빌려 그곳에 제품을 전시하고 기자와 고객들을 초대하였다. 어차피 CES 기간 중엔 도시 전체가 전시회 방문객들로 꽉 차기 때문에 호텔방에서 전시를 한 것이다.      


오큘러스는 이러한 노력 끝에 가상현실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받아 CES 공식 미디어인 엔가젯에 의해 2014년‘Best of CES'로 선정되었다. 이는 또다시 페이스북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되었는데, 페이스북은 같은 해에 오큘러스를 23억 달러에 인수하며 가상현실 기술에 큰 베팅을 하게 된다. 이 인수는 가상현실 기술의 미래에 대한 강력한 신뢰의 표시였으며,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5. 플라잉카: 미래 교통 시스템의 혁신을 제시하다 _ 2018 제네바 국제 모터쇼     


2018년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된 PAL-V Liberty는 세계 최초의 상용 플라잉카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차량은 자동차와 자이로콥터의 기능을 결합하여 도로 주행과 공중 비행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PAL-V Liberty의 등장은 도시 교통의 복잡성과 혼잡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며, 향후 교통 시스템의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플라잉카의 상용화는 특히 도심과 교외를 연결하는 데서 큰 잠재력을 보여, 출퇴근 시간의 단축과 교통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8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플라잉카 PAV-V Liberty (출처: CNET.com)

또한 2018년 처음 이 플라잉카가 공개된 이래 GM, 현대자동차 등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플라잉카 개발에 착수했고 지금은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이란 새로운 비즈니스가 세계적으로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처럼 인류의 삶을 바꾼 세기의 발명품들이 각각의 전시회에서 선보일 때 세계는 주목했으며 처음 공개된 그 순간은 바로 기술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전시회가 낳은 이 발명품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시회는 이처럼 단순한 기술 발표의 장이 아닌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촉진하며, 문화적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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