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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주 David Lee Feb 09. 2018

중고차 시장은 어떻게 모빌리티의 미래를 바꾸는가?

가치소비의 시대, 자동차가 이동수단에서 제4의 공간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중고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 배경


중고차는 말 그대로 오래된 차다. 그런데 이 오래된 차를 사고파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고차의 연간 거래액은 연간 30조 원을 넘어섰다. 중고차 거래대수를 평균 366만대로 보면 신차 판매(169만 대)의 2배 수준이다. 사고 팔고의 이중 거래를 감안하더라도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소 20조원 이상은 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렇게 중고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첫째, 신차와 중고차간 품질의 차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내연기관이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완성되면서, 자동차는 이제 쉽게 고장 나지 않는다. 때가 되면 갈아야 하는 소모품만 교체할 뿐 이동에 치명적일 정도의 고장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은 갈수록 디자인과 IT 등 비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둘째, 중고차 시장이 투명해졌다. 과거 중고차 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정보 불균형, 즉 고장차인지 사고차인지 명확한 정보를 판매자만 알고 있는 지극히 불공정한 시장이었다. 소위 레몬 마켓이라고 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의 상징이 바로 중고차 시장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대기업과 수입차 브랜드가 직접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고, 온라인을 통해 직접 중고차를 거래하는 O2O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등 거래의 투명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부천, 수원, 가양 등 대규모 자동차 매매 단지 역시도 과거의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벗고 품질보증, 성능 점검부 첨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고차의 투명한 거래를 약속하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소비자들은 가치 소비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자동차는 지금껏 부와 명예의 상징, 바로 그 자체였다. 돈을 벌면 제일 먼저 사고 싶은 것 순위에서도 자동차는 늘 1-2위를 다툰다. 그만큼 자동차는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재화이자 성공의 아이콘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제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했다. 중고차가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신차가 안 팔린다는 의미와도 같다. 새 차와 거의 같은 품질, 믿을 수 있는 중고차 거래는 소비자들에게 '가치'있는 소비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그것은 중고차에서 시작되어 동시에 다양한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치소비의 시대 : 전기차, 자율주행차, 공유차, 그리고 중고차


중고차 시장이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신차와 중고차의 이분법적 개념의 화두가 아니다. 그것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 '필요'가 아니라 '가치'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금 우리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클릭 한 번에 어디가 가장 싼지 알 수 있고, 클릭 한 번에 집 앞으로 물건이 배달되는 시대. 부족하지도 배고프지도 않은 시대에서의 구매는 필요보다 나를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로 바뀌게 된다. 그리하여 누군가는 '인스타워시(insta-worthy: 인스타에 올릴 만큼 가치 있는)'가 가장 중요한 구매의 기준이라고도 하였거니와, 가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에 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중고차 시장의 성장은 미래 자동차 기술의 발전 , 즉 자율주행차, 공유차, 전기차의 성장과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소유에서 향유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가치 소비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 모래 폭풍같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왜 자율주행차가 필요한가? 왜 전기차가 필요한가? 왜 차를 공유해야 하는가? 그것은 바로 가치소비의 맥락에서 따져봐야만 이해가 가는 변화인 것이다.



중고차 시장의 폭발은 미래 모빌리티의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자동차는 미래를 바꿀 모든 테크놀로지가 응집되어 녹아들 단 하나의 플랫폼이다. 인공지능,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혁신, 블록체인 등 앞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기술들의 테스트베드는 TV도 컴퓨터도 아니다. 바로 자동차이다. 자율주행은 인공지능과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GUI 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공유차 역시 자동차의 관리와 자유주행 기술이 발달할수록 성장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전기차는 에너지의 생산, 유통, 저장 기술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이며 이러한 자동차의 미래는 우리가 경험하게 될 가장 극적인 변화가 될 것이다. 자동차가 이동수단에서 생활공간으로 바뀌게 된다면 우리의 삶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자유를 갖게 된다. 운전을 하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오로지 상상력만 필요로 한다. 어학을 공부할 수도 있고, 영화를 볼 수도 있으며 자기 업무나 아예 누워서 잠을 잘 수도 있다.


자동차의 의미가 이동수단에서 또 다른 생활공간으로 바뀌면, 이와 관련된 파생 기술과 분야는 무궁무진할 수밖에 없다. 집과 사무실, 그리고 제3의 공간이라는 카페를 벗어나 자동차가 제4의 공간이 되는 순간, 필요한 것은 오직, 상상력뿐이다.


새로운 전시회를 창조해야 할 때.


자, 이제 중고차 산업의 성장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를 알겠다면, 그와 관련된 제대로 된 전시회를 만들어 봐야겠다.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산업을 받치고 있는 기업들이 튼튼한 전시회는 외풍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진화한다. 중고차 산업은 바로 그와 같은 기준에 딱 부합한다. 전시회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 변화하고 발전한다. CES는 더 이상 가전쇼가 아니다. 자동차 쇼도 아니다. 모든 미래의 전시회이다. CES 주최자도 그것을 의도하지는 않았으리라. 쇼는 스스로 진화한다.


이제 쇼를 하러 가야겠다. 미래의 변화를 목도하는 바로 그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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