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시장 확장이 가져올 전시산업의 미래

하드웨어 확장에 따른 경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by 이형주 David Lee

한국 전시장 건립의 역사


한국의 전시산업은 2000년대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할 정도로 큰 변화의 모습을 보여왔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서울 코엑스 위주의 중소형 전시회 위주로 개최되던 모습은 2000년 서울 ASEM 회의 이후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전시와 컨벤션 산업이 미래 한국의 제조업을 대체할 굴뚝 없는 산업으로 각광을 받음에 따라 서울뿐 아니라 전국의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전시장 건립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01년 대구 엑스코를 필두로 부산 벡스코, 고양 킨텍스, 제주 ICC, 송도 컨벤시아 등 전국적으로 전시장 건립 붐이 일게 되었고, 이는 2009년 ‘전시산업발전법’의 제정과 함께 본격적으로 전시산업이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림1.png 국내 전시산업의 역사


전국 전시장 건립 및 확장 계획


2000년대가 전시산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도약기였다면, 2010년대는 늘어난 전시장 면적에 걸맞은 전시회, 이벤트 등의 콘텐츠가 전시 공간을 채워 전시장 건립의 당위성을 증명해준 시기였다.

이제 전시산업은 전시 콘텐츠의 성장에 맞추어 다시 한번 그 플랫폼을 확장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 전시산업이 도약기를 지나 본격적인 성장의 날개를 단 지금, 전국적으로 전시장 건립 및 확장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전시장 건립 및 확장 현황을 살펴보고 이러한 하드웨어의 확장이 미래 전시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해보도록 한다.


① 국내 전시장 별 건립 및 확장 계획


현재 신규로 전시장을 건립 중이거나 추가로 건립을 계획 중인 곳은 모두 13곳에 이른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지난 1988년 코엑스 건립을 시작으로 현재를 포함 2025년까지 전국에서 전시장 건립과 확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림2.png 연도별 국내 전시장 건립 계획

이를 모두 합하면 약 503,000 sqm의 면적을 확보하게 되는데, 주목할 점은 현재의 면적보다 확장하게 될 면적이 더 크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처럼 약 6:4의 비율로 확장 면적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전시장 확대가 기존 전시장 확장뿐 아니라 울산이나 수원 등 신규 지역으로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3.png 국내 전시장 현재 면적 및 확장 면적 비교(2025년까지 총 50만sqm 확장 예상)

아래 그림은 전시장 별로 확장 계획을 나타낸 것이다. 킨텍스가 3 전시장을 건립하게 되면 단일 전시장으로는 국내 최대인 17만 sqm의 면적을 확보하게 된다. 그 뒤를 이어 잠실에 지어질 제2코엑스 전시장이 약 12만 sqm로, 새로 지어질 수원과 송도 컨벤시아 2단계를 합할 경우 수도권에서만 총 30만 sqm의 전시면적이 생기게 된다.

그림4.png 국내 전시장별 확장 계획

전체적으로 전시장 건립 및 확장이 완료되는 2025년경의 국내 전시장 면적을 비교할 경우 아래 그림과 같은 모습을 띄게 된다. 킨텍스가 35% 점유율로 1위, 코엑스가 24%로 2위, 그리고 부산 벡스코와 대구 엑스코 및 지역별 중소 전시장들로 구성됨을 알 수 있다.

그림5.png 전시장 확장 완료시 전시장별 면적 비교

이처럼 국내 전시장 면적은 2000년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여 왔다. 이를 연평균 성장률로 볼 경우 연간 약 10%씩 성장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즉 국내 전시장의 면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서 전시회의 개최 건수도 꾸준하게 증가하여 왔다.

그림7.png 전시장 총 면적 증가율(연평균 성장율)

② 전시장 증축 비용 비교


전시장 증축에 들어가는 비용도 천문학적이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향후 전시장 증축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체적으로 약 4조 2천6백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전시장 별로 분배해보면 잠실의 제2코엑스 전시장에 들어가는 비용이 58%이며 이어 킨텍스, 수원컨벤션센터 등의 순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전시장뿐 아니라 주변 교통 인프라 및 복합단지의 동시 건설 등에 따른 비용도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전시장 증축 비용을 절대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림8.png 전시장 증축 비용 비교


전시장 확대가 향후 전시산업에 미칠 영향


① Globalization VS. Glocalization


전시장 확대가 가져올 첫 번째 영향은 국제 규모로의 본격적인 도약과 국제 수준의 지역 전시장 확대이다. 2025년이 되면 한국에서 최소 2만 sqm이상 전시면적을 확보한 전시장이 4개가 생기게 된다. 2만 sqm는 전시회가 국제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임계점이다. 이를 감안할 때 위의 전시장 면적 비교 그림에서 보듯이 킨텍스, 코엑스, 벡스코, 엑스코 전시장이 국제 수준에 도달하는 전시장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전시 면적으로 비교할 때 독일이나 중국에 버금가는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뜻으로서 진정한 전시회의 Globalization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이와 더불어 각 지역별 특색 있는 국제 수준의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될 것이다. Global와 Local을 조합한 Glocalization은 국제 수준을 지향하되 지역에 특화된 시장 전략을 의미하는데, 지역별 전시장 들 역시 이러한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국제 수준의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됨을 의미한다.


② 전시 콘텐츠의 양적 확대와 전시장간 경쟁 심화


전시장 공급이 늘어날수록 전시 주최자에겐 사업의 무대가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코엑스나 킨텍스에 편중됨으로 인해 발생했던 전시장 대관과 배정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주최자들이 전시회의 개발 및 사업 확대를 꾀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장점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자칫 양적 확대에만 치중하여 전시 콘텐츠의 질적 하락 문제 역시 일으킬 소지가 있다. 벌써부터 개관을 앞둔 전시장에는 베이비페어 등 일부 소비재 전시회의 대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참가기업에게 전가될 것이다. 제대로 된 플랫폼이 아닌 전시회의 확대는 기업 입장에서 성과 없는 예산 지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최자와 전시장간의 콘텐츠 개발을 위한 지혜가 필요하다.

전시장간에도 가동률 목표 달성을 위해 자체 전시 사업 확대와 행사 유치 경쟁 등이 심화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 전시장을 선택하는 최종 결정은 전시장의 베뉴 마케팅 때문이 아니라 그 행사의 목적에 맞는 기능과 접근성을 따져 주최자가 판단하게 될 것이다. 전시장은 고객에 의해 평가되는 포지셔닝에 부합하는 마케팅 전략과 혜택을 통해 각각의 특징에 맞는 베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③ 해외 전시 사업자의 국내 진출 가속화


마지막으로, 전시장의 확대는 전시산업의 개방과 외국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을 더 가속화하게 될 것이다. 전시장이 확대된다는 것은 외국 전시 주최자나 장치 서비스 기업 등에게 더 많은 사업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Reed Korea가 국내 전시산업의 확대를 목도하고 진출했듯이 더 많은 외국 전시사업자들이 한국의 전시 시장에 진출할 것이다. 단순히 전시장이 늘어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변화되는 환경에서 국내 전시장들은 어떤 경영전략을 짜야할 것인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밸런싱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에 와 있다.

제목 없음3.png
제목 없음4.png
제목 없음5.png

<본 글은 전시저널 2018 1-2월호의 요청으로 작성되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국의 작은 아트 스페이스들의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