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뚜렷할수록 고개를 숙여라

적개심 앞에 장사 없다

by 진구

얼마 전 한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 F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언급하며 “갤럭시 쓰는 남자는 별로다”라는 말을 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남자친구가 자신의 사진을 찍어줄 때 갤럭시를 쓰는 것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부모님도 갤럭시를 사용하지만 남자친구와는 다르다며 자신의 취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 발언은 곧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고 예상보다 큰 반발을 불러왔다.


이 발언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건 계급 나누기 아니냐”, “난 갤럭시 쓰는데 기분 나쁘다”, “공개된 자리에서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개인의 취향을 말한 것뿐인데 왜 문제냐”,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성능 좋은 건 사실 아니냐”라며 F 씨를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갤럭시 쓰는 남자로서 언론에서 이 사건을 불필요하게 자극적으로 다루면서 논쟁이 커진 면도 있어 보였다. 그리고 해당 영상에 대한 부정적 댓글을 보면 그렇게까지 인플루언서를 힐난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취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발언일 뿐, 법적이거나 도덕적인 문제로까지 번질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성공적인 노이즈 마케팅이 된 셈이라고 느꼈다. 논란이 커질수록 해당 영상의 조회수만 더 올라가는 결과가 되었으니까.


다만 인플루언서로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낼 때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정반대의 취향을 가진 사람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래 세상을 단순하게 나누고 편 가르기에 익숙한 존재다. 갈라치기, 계급 나누기, 그리고 마음에 안 드는 대상을 쉽게 혐오하고 적대시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가치중립적인 개인의 취향이 옳고 그름의 문제로 바뀌기 쉬운 세상이니, 말 한마디가 익명의 시청자들을 ‘광기 어린 전사’로 만들 수 있다.




갤럭시 쓰는 남자를 정말로 싫어해서 한 말인지, 아니면 노이즈 마케팅을 노리고 지어낸 말인지는 나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취향을 드러내는 행위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취향이 곧 정답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에서는 인간 본성에 자리 잡은 ‘적개심'을 이기기는 어렵다는 점.

작가의 이전글팁으로 배려 한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