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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Jan 12. 2021

새로운 나를 위한 위대한 선언문

서평 시리즈 #88 : <위대한 상인의 비밀> 오그 만디노

다마스쿠스 지역을 넘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상인 제국을 건설한 하피드는 어느 날 아끼는 시종 에라스무스에게 말한다. "모든 상점과 사업을 정리하고 소속된 상인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지급하라." 심지어 에라스무스 자신에게는 다른 상인들에게 나눠주는 금액의 열 배에 해당하는 5만 달란트를 지급한다는 말과 함께. 


수십 년간 하피드를 충실히 보필했다는 이유만으로 받아들이기는 결코 쉽지 않은 막대한 보상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눈에 보이는 재물만이 하피드가 에라스무스에게 주고픈 모든 것은 아니었다. 하피드 자신이 위대한 스승인 파트로스로부터 '그것'을 물려받을 때 했던 그 약속처럼 단 한 명에게 보여줄 '비밀'이 남아 있었다. 


파트로스, 그리고 하피드를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상인으로 만들어준 기적과도 같은 그 이야기, 바로 그 '두루마기'가 그 웅대함에 걸맞지 않은 단출한 나무 궤짝에 숨겨져 있던 것이다. 


<위대한 상인의 비밀>은 종교적 신앙과 성공학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거침없는 필치로 풀어낸 짤막한 책이다. 영업사원이 되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가족, 자존감 등 삶의 많은 것들을 잃었던 저자가 나폴레온 힐 등의 성공학 책을 읽고 마침내 세계적인 성공학 작가가 된 오그 만디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등 우리나라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간된 그의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부 이상이 독자의 무수한 사랑을 받은 책이 되었다. 오늘 하루에만 수백, 수천 권이 쏟아져 나오는 '성공학' 서적이라는 진부한 분야를 경험해보지 못한 필체와 자기암시적인 반복되는 문장을 통해 매력적인 글로 완성시켰다. 150페이지 가량의 글을 훌쩍 읽고 나면 책을 읽었다기보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지는 강렬한 선언문을 읽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위대한 상인의 비밀>은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하피드를, 아니 오그 만디노를 위대한 상인이자 현인으로 만들어준 두루마리에는 무슨 말이 담겨 있었을까?


하피드가 그의 시종 에라스무스와 함께 실로 오랜만에 펼쳐 든 두루마리에는 10가지의 강렬한 문장들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첫 번째부터 열 번째에 이르기까지 그 문장들은 결코 유약하지 않다. 읽는 이에게 인생의 깊은 진리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완전히 빠져들도록 강력한 자기최면적인 형태로 쓰여 있다. 


이를테면, "나는 성공할 때까지 집요하게 밀고 나가리라!"와 같이 말이다. 


각 두루마리의 서두에만 이와 같은 문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등장한다. 처음에 던진 그 선언문을 결코 이룰 수 없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 어떤 핑계도 대지 않고 지킬 수 있도록 다시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목숨을 걸어도 지키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 험난한 위기를 즐기고 꿋꿋이 헤쳐 나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때문에 이 책이 그리 길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울리는 강한 다짐이 200페이지를 넘어 300페이지 가까이 지속된다면 독자의 마음속 에너지가 모두 소진될 테니 말이다. 


하피드, 오그 만디노가 위대한 상인의 비밀을 구하려는 세상 사람들에게 전한 비밀 중 몇 가지를 간단히 소개해보자면, 


1. 나는 오늘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습관의 노예가 될 것이라면 좋은 습관의 노예가 되리라고. 

내일도, 모레도 아니다. 지금 당장, 당신이 그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느냐와 상관없이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하리라. 

인생의 80%를 결정짓는다는 습관의 노예가 어차피 될 것이라면, 좋은 습관을 갈고닦아 습관이라는 나의 주인이 나를 갈수록 빛나게 만들도록 뼈를 깎으리라. 


4. 나는 자연의 가장 위대한 존재이다. 

그 무엇도 자신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동안 묵혀 두었던 머리와 몸을 한껏 사용하여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 마음먹는다. 미약한 삶을 살아왔다면, 그것은 중요치 않다. 마음먹은 대로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이다. 인간 개개인은 자연의 가장 위대한 존재로, 특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인식하고 노력하는 것과 아닌 것은 단 며칠 만에도 막대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5.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가리라. 

오늘이 우리 생의 마지막 순간이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지나간 일을 후회하며 헛되이 보낼 시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생명이 가진 위대한 에너지를 한 방울도 사막 위에 떨어뜨리지 않도록 소중히 감싸 쥘 것이다. 당신은 소중한 '오늘'을 벅찰 정도로 온전히 보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헛된 것에 낭비하지는 않았는가? 그저 매일 다가오는 내일이기에 무심코 흘려보냈던 그 시간과 당신의 젊음을 '마지막'인 것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7. 나는 웃으면서 살리라.

수십만 개의 거석을 150미터 높이로 쌓아올린 쿠푸왕 피라미드 속 쿠푸왕 또한 죽어서는 흙이 되어 '무'로 돌아갔다. 그 피라미드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모래와 바위 속에 잠기게 될 것이다. 그토록 덧없는 시간 속에 우리가 이 순간을 힘겹게 보낼 이유가 있는가. 즐겁게, 행복하게, 웃음이 가득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만이 우리 삶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8. 오늘 나는 나의 가치를 수백 배 키우리라. 

사람 손에 길러진 뽕잎은 비단으로 자신의 가치를 꽃피운다. 밀알은 밀로 자라는 길밖에, 그마저도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을 지니고 있지만 우리네 인생은 우리의 손으로 각기 다른 형태로 피워난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여 우리의 가치를 바라는 대로 활짝 꽃피워야 할 것이다. 높은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는 듯한 험난한 여행을 하며 우리의 가치를 드높여야 한다. 가치로운 삶, 자유의지를 지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큰 자유는 어쩌면 우리 삶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오늘 나의 가치를 수백 배 키우리라. 무슨 일이 있어도 키우리라. 어떤 고난이 있어도, 고난 속에서도 키우리라. 하피드의 두루마리는 우리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길고 장황하게 풀어쓴 20페이지의 한 챕터보다 몇 차례고 반복되지만 가슴을 울리는 그 간단한 명제가 더 큰 감동을 준다. 책을 읽는 내내 최면에 걸린 듯했다. 새로운 진리를 귀로 듣고 있는 에라스무스가 된 듯 다시금 새롭게 인생의 방향성을 설정하게 된 기분이었다. 두어 시간이면 족히 읽어내는 이 짧은 책 속에는 읽는 이의 삶을 변화시키는 마력이 있다. 삶이 흔들리는 이가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펴보길 바란다. 마치 스스로가 주문을 외는 듯한 책의 필체 속에서 올바른 삶을 다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새로운 나를 위한 선언문, <위대한 상인의 비밀>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월요일의꿈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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