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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서 사거리 된 미아사거리 3대 맛집

‘제일분식’ㆍ‘장수감자탕’ㆍ‘R&B중화요리’

숭인시장 떡볶이 유명한 45년 된 ‘제일분식’

압도적 양과 육수 맛이 일품인 ‘장수감자탕’ 

지나치기 어려운 매력이 있는 ‘R&B중화요리’       


1978년 준공된 미아고가차도는 2004년에 철거됐다. 고가도로가 세 방향으로 나뉘면서 미아삼거리로 불리다가 이후 미아사거리가 됐다.[사진=성북구청]


미아사거리는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지명이다. 종암동, 장위동, 돈암동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있어서 미아삼거리로 불리다가 길음동에서 수유 방면으로 넘어가는 고가도로가 철거되면서 사거리가 됐다. 도로는 사거리가 됐지만 지하철 역명은 미아삼거리역로 계속 불리다가 2013년 12월 26일 미아사거리역으로 변경됐다.      


미아사거리의 미아(彌阿)는 넓은 언덕을 의미한다. 미아동이란 이름은 조선말 고종 2년(1865)에 편찬한 육전조례에 한성부 동부 숭신방 미아리계라고 공식기록에 처음 나타나는데 유래는 확실하지 않다.     


전해지는 말로는 되너미고개(돈암현·敦岩峴)를 일명 미아리고개라고 부르는 까닭에 고개 이름에서 미아란 지명이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또 미아7동에 있는 불당골에 미아사란 사찰이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절 이름에서 지명을 따온 것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되너미고개의 명칭 유래에도 몇 가지 설이 있다. 그 하나로 병자호란 때 되놈(胡人)이 이 고개를 넘어 침입한 데서 유래됐다는 설과 현 돈암동 방면에서 길음동, 미아동을 경유해 의정부로 나가는 길에 마지막 고개라는 뜻으로 되너미고개라고 했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로는 돈암동 쪽에서 길음동 쪽으로 오를 때에 경사가 심해 힘이 들어서 ‘밥을 되먹는 고개’라는 말이 변해 되너미고개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옛날 분식 맛 원형 유지     

숭인시장 옆에 위치한 ‘제일분식’ 외관과 다양한 분식 메뉴


미아사거리역 근처에는 숭인시장이란 전통시장이 있다. 1967년 1월 6일 개설된 전통 있는 시장이다. 강북구에서 가장 상권이 활성화된 도봉로변 미아사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의류를 비롯한 곡물, 채소, 과일, 귀금속, 신변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한다. 이곳에는 ‘제일분식’이란 유명한 떡볶이 맛집이 있다.      


시장이 개설된 10년 후인 1977년 시장 안에서 창업했다. 지금은 시장 재개발 계획으로 인해 시장을 살짝 벗어나 영업하고 있다. 이곳 특징은 옛날 분식 맛의 원형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2대째 가업을 승계하면서 맛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씹을 때 쩍쩍 달라붙는 밀떡의 떡볶이는 제일분식의 대표 메뉴다.      


맵지 않고 달달한 떡볶이 소스는 튀김과 순대, 김밥 등을 찍어 먹는 데 최적화된 맛이다. 눅진하지만 특유의 구수한 기름 맛이 나는 튀김과 간장으로 맛을 내고 즉석에서 따뜻하게 볶아 나오는 간간한 잡채 맛이 일품이다. 다시 육수를 곁들여 주는데 감칠맛이 좋다. 네이버에서 숭인시장을 검색하면 ‘숭인시장 떡볶이’가 자동완성될 정도로 검색이 잦은 곳이다.      


도심 속 한옥마을 감자탕 맛집      

압도적인 양과 경쾌한 육수가 좋은 ‘장수감자탕’ 외관과 감자탕 메뉴.


역이 아닌 오리지널 미아사거리 근처에는 이마트 미아점과 현대백화점 미아점이 있다. 이 두 건물 사이에는 모양과 면적이 동일한 ‘ㄷ’ 자형 한옥이 여러 채 남아 있다. 과거 이 지역에 보급형 한옥이 대량으로 지어져 분양된 것으로 보이다.    

   

감자탕 맛집 ‘장수감자탕’ 역시 이들 한옥채를 손봐서 식당으로 꾸민 곳이다. 감자탕 소자를 주문했는데 대자가 나온 줄 알고 깜짝 놀랄 정도로 압도적 양과 가성비를 자랑한다. 신선하고 살이 실하고 두툼하게 붙은 커다란 돼지 등뼈가 무려 다섯 조각 나오는데 두 번에 나눠 익혀먹어야 할 정도 양이다. 질겅질겅 맛난 식감의 우거지까지 듬뿍 들어간 터라 인심과 맛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평하고 싶다.      


시원한 육수를 만드는데 콩나물은 신의 한 수다. 감자탕에 콩나물이 들어간 곳이 드문데 이 때문에 육수가 경쾌하고 개운하다. 수제비까지 기본으로 나오고 볶음밥은 옵션이다. 결국 두 명이 반 정도밖에 먹지 못하고 반은 포장해 갔다. 결국 소자가 4인분에 가까운 양이라는 것이다. 포장 용기 비용은 별도로 받는다. 방송에도 많이 소개돼 언제나 손님이 북적이는 곳이다. 방송에는 등뼈를 산처럼 쌓아 ‘탑 감자탕’으로 소문났다. 그래서 메뉴 이름도 장수탑감자탕이다.      


여럿이 다시 한번 갈 식당     

골목 안쪽이지만 강렬한 내공이 느껴지는 중화요리 전문점 ‘R&B중화요리’ 외관과 짜장면 메뉴.

장수감자탕과 같은 라인 뒷골목을 걷다 보면 중국집이란 커다란 글자를 건물 외벽에 붙여 놓은 ‘R&B중화요리’를 만날 수 있다. 식사를 한 직후였지만 지나칠 수 없는 내공이 느껴져 들어갔다. 혼자였기 때문에 짜장면 한 그릇밖에 맛볼 수 없었지만 괜찮은 곳이다. 특히 2인용 세트메뉴 구성이 좋은 곳이다. 짜장면과 탕수육 조합은 블랙세트, 짬뽕과 조합은 레드세트, 짜장과 짬뽕을 섞은 레드블랙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요즘 들어 짜장면에 이과두주 조합을 가끔 즐기는 데, 그다지 나쁘지 않다. 이과두주는 고도주지만 양이 작아 짜장면 한 그릇과 함께 마시기 딱 좋은 주종이다. 물론 개인적 취향이지만 말이다.      


어느 식당이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중국요리 식당은 여럿이 가야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혼자 가면 대식가가 아닌 이상 단품 밖에 접할 수 없다. 게다가 이날은 식사 직후인지라 간신히 한 그릇을 비웠다. 짜장면 한 그릇에서 셰프의 내공을 느꼈다면 과언일 수도 있지만. 필자는 충분히 전달받았다. 그래서 팀을 짜서 꼭 다시 한번 가볼 곳으로 점찍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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