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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으로 맛있다는 '이구동성족발'

족발은 돼지 발을 간장 베이스에 다양한 향신료를 넣어 삶아서 조린 요리다. 중국 유래설이 있지만 황해도 토속음식 설이 유력하다. 현대 한국의 족발요리는 중국음식과 연결된 것이 거의 없다. 있다면 일부 요리사들이 잡내를 잡고 향미를 더하기 위해 정향, 팔각 등을 사용한다는 것 외에 식문화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이제는 한국 전통요리로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중국,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독일 등에서도 족발을 식재료로 사용한 요리가 있는 걸 보면 맛과 영양으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족발을 국수와 함께 차려놓고 건강을 비는 축하음식이다. 독일의 슈바이학세, 아이스바인은 세계적인 기호식품으로 인기가 많다.    

  

맛·영양 만점 돼지족발 세계적으로 인기      

족발은 맛과 영양으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식재료(요리)다.

족발의 가장 큰 효능은 콜라겐이 많이 함유돼 있어 피부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풍부한 동물성 젤라틴 성분 때문에 돼지족을 삶은 물을 식히면 묵이 된다. 이를 썰어서 내면 족편이 된다. 과거 궁중에서도 즐겨 먹었던 귀한 음식이다.      


족발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모유의 질을 높인다. 율무, 백합, 소금 등을 넣어 끓인 죽은 모유 분비를 촉진시킨다. 비타민B를 많이 함유해 피로회복에 좋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어 혈관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아주며 혈류를 왕성하게 하는 등 적정한 섭취는 약선요리에 가깝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은 1996년 돼지고기에는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는 속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족발하면 누구나 서울 중구 장충동을 떠올린다. 60여 년 전부터 하나둘씩 족발집들이 생기면서 가장 유명한 족발골목을 형성했다. 6·70년대 프로레슬링이나 권투경기가 자주 열리던 장충체육관 관람객들이 경기 전후에 많이 찾으면서 족발골목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장충동 족발골목의 인기가 수그러들자 마포 공덕동 족발골목, 성수역 일대, 화곡본동시장 등이 맛과 가성비로 유명세를 탔다. 요즘은 등촌역전통시장이 족발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천호동을 정점으로 한 강동지역 족발은 장충동 족발, 공덕동 족발과 함께 전통적으로 서울 3대 족발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성수동 족발이 가세해 서울 4대 족발로 통한다.      


등촌역전통시장 신흥 족발 성지로 떠올라     


둔촌역전통시장은 지하철 5호선 둔촌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다. 시장은 T자형 직선으로 뻗은 골목형이다. 1982년 개설돼 30여 년간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아 오고 있다. 시장 안으로 들어오면 좁은 골목이지만 80여 개의 점포가 의식주에 필요한 품목을 균형 있게 팔고 있다.      


큰 해산물 상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 족발집도 여럿 있어 신흥 족발 명소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그 중 터주대감인 이구동성족발 박종민 대표에게 족발에 관한 외식업 철학을 들었다. 


▶언제부터 영업을 했나=이구동성족발은 20년 넘게 지금 자리에서 손맛을 키워왔다. 이 시장에서 가장 전통 있는 족발전문점이다.      


▶대표 메뉴를 소개한다면=이구동성족발의 주력 메뉴는 족발, 곱창볶음, 순대국밥, 찹쌀순대다. 족발은 매일 아침 그날 사용할 돼지 장족(앞다리)을 받아 삶는데, 다양한 재료가 첨가된다.      


▶어떤 재료가 들어가나=계피, 월계수잎, 대추, 감초, 통후추, 황기, 엄나무, 은행, 가시오가피, 사과, 배, 대파, 파뿌리, 생마늘, 양파, 청양고추 등 16가지 한약재, 과일, 채소, 향신료 등을 넣고 푹 삶은 후 오후 4~5시 경에 꺼낸다. 몸에 좋은 한약재(농산물)와 과일, 채소 등에서 우러나오는 육수와 간장이 어우러지면서 족발 맛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노하우다.      


▶맛을 어떻게 잡나=각종 향신료로 잡내를 잡아내면서 이구동성의 명품족발이 탄생하는 것이다. 족발전문점을 하기 전에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제과제빵업을 했던 경력이 있는 터라 맛의 균형을 잡는 데는 자신이 있다.       

▶족발의 특징은=육수에 많은 재료가 들어가다 보니 족발 외관이 묵직한 색을 띠며 먹음직스럽다. 족발은 식감이 중요하다. 아무리 잘 삶아도 퍼석하면 족발로서는 하품이다. 외피 젤라틴의 쫄깃함과 속살의 적당한 육즙이 족발의 생명이다. 그런 면에서 이구동성족발은 완벽하다. 게다가 섬세한 칼질로 얄팍하게 썰어낸 것이 식감을 좋게 한다.      


족발 뜨는 칼질에 깜짝 맛에 두 번 놀라     

인정한다. 지금껏 수많은 족발집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정성 들인 칼질을 본 적 없다. 서울서 가장 핫 하다는 화곡본동시장 유명 족발집은 칼질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물론 잘하는 곳이지만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니 속도전으로 인해 정교함이 떨어진다.      


그에 반해 이구동성족발의 족발 뜨는 솜씨에서 정성이 느껴진다. 생선회는 두툼할수록, 족발은 얇을수록 씹는 맛이 좋다. 각종 한약재에서 우러난 향이 육질 속으로 한껏 스민 맛에 고소함이 더하면서 강동지역 족발의 새로운 맛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삶은 족발을 충분히 식혀서 원래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가지런히 썰어 접시에 담아 테이블 가운데 놓는 순간, 입안에 침이 그득 괴기 시작한다. 먼저 족발 한 점 집어 들고 새우젓에 찍어 맛을 본다. 다음으로는 쌈장 찍은 생마늘 편을 하나 올리고 맛의 변주를 준다.      


이번엔 상추와 깻잎을 오므려 쥐고 족발 두어 점과 마늘, 고추, 쌈장, 무생채나 김치 등을 넣어 한 쌈 싸서 입에 욱여넣으면 씹는 맛이 일품이다. 족발과 채소가 섞이면서 입안에서는 맛이 조화를 부리면서 저절로 소주 한잔을 부른다. 족발이 애주가들이 선호하는 안주 중에서 열손가락에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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