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17-26
20250128.화 / 눅 5:17-26
> 묵상
스스로 예수님께 나갈 수 없었던 중풍병자를 침상까지 들고 지붕에 올라 기와를 벗기는 수고를 하며 예수님 앞에 보인 이웃들
‘예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이르시되 이 사람아 네 죄하삼을 받았느니라 하시니(20)’
여기서 그들에 중풍병자의 믿음까지 포함된건진 모르겠지만 그들로 표현된 걸 보니 중풍병자를 포함해 침상을 들고 함께 온 이웃, 즉 공동체의 믿음을 보시고 죄사함을 하신 거 같다.
죄를 사하시고 중풍병을 치료하신 예수님은 중풍병자였던 이에게
내가 네게 이르노니 일어나 네 침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하시매 (눅 5:24)
그는 자기가 아파서 꼼짝 못하던 상징적인 침상을 들고 가라고 하신다.
그는 잊고 싶지 않았을까? 그냥 내가 평생 중풍병자로 누워있던 것 고통의 시간들
잊고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을 거 같은데 예수님은 네 침상을 가지고 가라고 하신다.
나도 전남편과 헤어져 이제는 같이 살던 그곳에 갈 일 없이 이혼과 재혼 같은 건 나와 상관 없노라 하면서
재혼한 지금의 가정만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살았더라면
고통과 수치의 침상을 굳이 사람들에게까지 들춰 보일 필요 없었을 거 같다.
그렇지만 숨길 수 없는 곳에서 살았었다.
그 지역 사람들은 나의 이혼, 임신, 재혼들을 지켜봤다.
침상을 숨길 수 없었다.
중풍병자도 나처럼 침상을 들고 돌아가면서 지난 시간들이 기억났을 거 같다.
그리고 침상을 들고와준 나의 친구들이 이런 수고함을 하고 왔구나… 하고 구체적으로 누군가의 수고를 알게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지우고 싶었을지도 모를 침상을 예수님이 상기 시킴으로 인해 난 그가 사명을 감당할 준비를 그 시간에 갖출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부끄럽지만 숨길 수 없던 나의 침상, 그걸 상기하며 사명으로 나가고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과 울고 웃으며 살았다면 좋았을텐데,
부끄러운 침상보다 더 부끄럽게도 나의 내면은 그렇지 않았다.
진안이란 공간을 벗어나고 전주로 나왔을 때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니
그냥 침상은 굳이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면 아는 이들이 없게 되었다.
남들에게 부하지는 않아도 신앙생활 잘하는 행복한 가정이고 싶었다.
하지만 사명으로 살아가지 않는 삶은 몇 년 못가 그저 나의 환상이고 이상이었을 뿐이라는 걸
삶 속에서 알게 하셨고 인생이 퍽퍽해졌다.
그 사이 있었던 연이은 가족의 죽음, 자녀고난, 자녀와 남편의 관계고난, 남편의 1년 넘는 실직으로 인한 물질고난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받은 사랑 같은게 생각났다.
내 중풍병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들인데 침상을 들어준 이들
지붕에 올라가고 기와를 벗기는 수고를 한 공동체의 믿음들
그게 안타깝게도 당시 속해있던 교회가 아닌 다시 돌아온 지금의 교회 사람들이었다.
어머님 장례식 때 첫 조문객으로 들어오던 초원님을 잊을 수가 없다.
그때 핑 눈물이 났다.
나의 침상을 아는 사람이 온다.
나의 연약함과 수치 부끄러움을 모두 알고서도 사랑하는 저 사람이 온다.
그리고 나도 저 사람의 침상을 안다.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4개월 후 작은 시누가 갑작스레 죽었다.
그 죽음은 온 뉴스를 도배하며 떠들썩 했다. 그리고 남편은 그때 자신의 침상을 교회에 나눌수가 없었다.
나누고 싶었지만 교회도 그도 어찌할바를 몰랐다.
그리고 다시 우린 우리들교회에 돌아오게 되었다.
우리들교회에 돌아오고 터지기 시작한 가정 내 여러 고난... 그때서야 난 사명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의 침상으로 인해 눈물 흘리고 수고하는 이들의 사랑을 어떻게 받고만 있겠는가
그래서 신앙생활 처음으로 자원함으로 중고등부에 지원해 보고,
내 남편, 내 자식을 손에 쥐고 있다가 이들을 하나님에게 맡길 수 있게 손이 풀렸다.
침상을 상기시켰지만 사명으로 나가지 못하던 내게 찾아와 다시 나의 침상을 보이시며
‘내가 네게 이르노니 일어나 네 침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사 하시매 그 사람이 그들 앞에서 곧 일어나 그 누웠던 것을 가지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자기 집으로 돌아가니(24,25)’를 하게 해주신 말씀과 공동체의 사랑에 감사하다.
> 삶
중고등부 스텝의 역할을 말씀에 의지하며 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겠습니다.
이번 주 부부목장 준비 잘 하는 것
> 기도
주님, 주님이 여러번 제게 침상을 들고 가라고 기회를 주셨지만 전 가다가 침상을 가리기에 급급했네요. 그리고 좋고 아름다운 것만 보이며 내게 마치 침상이란 없었던 자처럼 행동하고 살았음을 고백하오니 주여 불쌍히 여겨 주시길 기도합니다. 사춘기 자녀와 남편의 관계, 실직의 고난으로 내가 무엇에 조공을 바치고 있는지 깨닫게 하시고 이들에게 조공을 바치지 못하게 제게 힘을 빼셔서 이제는 가족을 붙잡던 제 손을 놓고 사명을 생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의 침상도 아닌데 함께 들고 지붕에 올라 기와를 벗긴 날 위해 수고한 지나간 많은 공동체 식구들에게 감사하며 그들을 통해 주의 사랑을 알게 하시고 제가 저와 같은 침상 든 자를 보고 함께 울고 웃고 싶은 마음을 허락해 주셨사오니 주님 그것들을 말씀과 주님이 제게 주신 사랑으로 가능하게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