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페이지

by 김혜진

지금은 다행히도 예전처럼 죽고싶다는 생각 같은건 거의 들지 않는다
물론 내 안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열등감이나 자기애 그리고 상처로 인한 원망들이 남아있지만
그것들은 어쩌면 내가 해결하는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
살아내면서 희석 되어지거나 사라지거나 남아있겠지
그래도 그러한 것들이 짙어지기 보다는 옅어진다면 좋겠어

지금도 가끔 눈을뜨면
통채로 날아가 버린 시간들 이전의 시간
그러니까 문제가 있고 힘들지만 그래도 행복하고 사라져 버릴거라 생각해보지 않았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날아가 버린 시간보다 더 믿기지 않는다
내게 그리고 우리에게
과연 그런시간이 있었단 말인가?

가족이란 그런 의미에선 때론 너무나도 잔인하다
함께 겪어 나가야 한다는게
내가 널 아무리 이해하고 공감한다 하여도
우린,그저 헌신짝만도 못하게 그렇게 버리듯 남겨졌고 잔인하리만치 괴로웠지
그런데 그 시간은 누구도 보상해줄수 없다는거야
그것이 내 선택이였고
좋든 싫든 누구 하나가 선택하여 행동한 그 순간 겪어 나가는건 공통의것이 되어 버리니까
이젠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없으니 그 책임은 더욱 물을수 없고
아팠던 우리는 우리의 아픔을 스스로 어루만지며 살아낼 수밖에 없었다


아름다움 그것은 무엇일까?
우린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난 또 누군가를 그렇게 아름답다 속이고 있진 않을까? 그 무게가 너무 두려운데

그래도 힘들게 여기까지 왔으니
더 나은곳으로 내 감정이 나아가겠지


겪어야 할것들을 다 겪어내고서

인생의 한두페이지만 남아있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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