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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샼호 Jun 05. 2023

5화. 서울 떠돌이 (3)

[나의 첫 번째 스승] ep.19 스승의 정체(1)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

내가 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것은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나서도 한참 뒤의 일이었지만,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16년 11월 23일, 투자회사 직원의 폭로로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여기서 말한 투자회사는 바로 내가 금융교육을 받으러 오고 갔던 바로 그 투자회사였다.


직원의 폭로는 이 회사를 통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던 투자자들 사이에서 의심의 싹을 틔우게 만들었고 투자자들과 회사 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다가 결국 2017년 1월 중순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베일에 감춰져 있던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쯤 되었으면 어떤 사건인지는 짐작할 수 있겠지만 바로 사기 사건이다. 그것도 대다수의 인원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다.


그리고 하늘이 처음부터 이렇게 세팅을 한 것인지, 아니면 운명에 이끌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금융교육을 듣고 보드게임을 하기 위해 모임 장소를 찾아 나섰던 나는 우연히 사기꾼들이 설치해 놓은 그물망에 들어간 꼴이 되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기꾼들

사기꾼들은 인터넷 공간에 만들 수 있는 카페 등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투자회사 전용 카페 외에도 카페가 더 있었는데 그중 한 개가 내가 금융교육을 수강하려고 가입했던 그 카페였다. 물론 나는 금융교육을 받던 중에 투자회사 전용 카페의 존재도 알게 되었고 가입했었다.


사기꾼들은 이러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였다. 금융교육을 하고 참여자들이 남긴 후기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사람들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기를 보고 금융교육에 참여를 한 참여자들 가운데에서 투자 상담 신청을 한 사람들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 대부분은 인터넷에서 '재테크'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을 하던 중 투자회사 전용 카페의 존재를 알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투자회사 전용 카페에서도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다른 카페에서는 금융교육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투자 상담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고 그런 방법을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셈이다.


사기꾼들이 가진 또 하나의 무기

인터넷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카페 게시글 등을 이용해 홍보하였던 사기꾼들에게는 또 하나의 무기가 있었다.


바로 인터넷 카페, 투자회사 전용 카페에 가입하고 상담 신청을 받은 사람들만이 받을 수 있는 전자책이었다. e북이라고도 하는 바로 이 전자책은 사기꾼들이 사용한 비밀 무기였다. 재테크를 검색하면 나오는 카페 게시글을 본 사람들, 그리고 금융교육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투자회사 카페로 유입되었고 상담을 통해 e북을 손에 넣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투자 사기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가 되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정신만 제대로 차리면 당하지 않는 것이 사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사람들이 과연 사기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 앞에 서고도 그런 말을 꺼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사기꾼들이 너무나 많고 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제도권에 가려진 그림자에서 말이다. 법 테두리를 교묘히 벗어난 영역에서 사기꾼들은 덫을 놓고 피해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그리고 7~8년 전 나도 그 덫 위에 있던 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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