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와야나 웨스트 빌라스 앤 키즈 파크

푸켓에서 설 세기 2

by 정윤희


우리 가족은 푸켓에서 첫 잠을 자고 아침을 맞이했다. 각양각색의 새소리가 아침을 깨웠고, 지난밤 그림자처럼 보였던 커다란 나무들이 아름다운 실체를 드러냈다. 나무가 무성하고 그중 일부는 예쁜 꽃과 과일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먼발치 산이 보이고 매들도 줄지어 날았다. 조금 더웠지만 바람이 솔솔 불어와 참 좋은 날씨였다. 시어머니는 수영장 옆 썬 베드에 한참 앉아계시더니 숙소가 마음에 드신다고 한다. 시골집에 와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다고 하셨다.


조식도 훌륭했다. 돌아와 보니 사진이 없어 아쉽다. 수란 아니면 오믈렛이 나왔고, 개인 오믈렛을 별도로 주문할 수 있었다. 소시지 종류가 많았고 수프나 죽도 나왔다. 볶음면이나 볶음 야채 메뉴도 있었다. 치즈와 햄, 주스, 요구르트, 솜땀을 해 먹을 수 있는 손질된 야채들도 있었다. 수박과 포도 등 과일도 매일 나왔다. 직원을 통해 따뜻한 커피나 아이스커피를 별도로 주문할 수 있었다.


태국 음식 나에게는 참 잘 맞았다. 짜거나 느끼하지 않았고, 새콤함이 입맛을 돋웠다. 여행하는 내내 배탈 한 번 안 나고 속이 편안했다. 식사에 만족하신 시어머니는 끼니때마다 친절한 직원에게 100바트를 팁으로 주셨다.


나중에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곳 숙소에는 한국인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방문한다고 한다. 식당에 앉아 있는 손님들은 중국인들과 서양인이 대다수였다. 체크아웃하는 마지막날에는 독일인으로 추정되는 청소년 무리들이 이곳 숙소 안의 랭귀지 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하러 왔었다.


조식을 먹고 아이들은 또다시 수영장에 풍덩 뛰어들었다.



KakaoTalk_20250131_120343775_03.jpg?type=w580




오자마자 거대한 유니콘에 바람 넣은 남편 수고했어. 수영장 깊이가 1.4미터였다. 아이들이 놀기에 좀 깊지 않나 걱정했는데 애들은 튜브 타고 잘만 놀았다. 처음 유니콘이 뒤집어졌을 때 물에 빠지는 재인이를 보며 많이 놀랐는데, 애들은 깔깔 웃으며 잘만 놀았다.


KakaoTalk_20250131_120343775_22.jpg?type=w580



나와 시어머니는 썬 베드에 앉아 바람을 즐겼고 더위를 많이 타는 남편과 시누는 주로 에어컨 바람이 빵빵한 실내에 머물렀다. 유리문을 여닫는 형태의 숙소였는데 커튼을 쳐 놓으면 방안이 보이지 않아서 부담이 없었다. 단 모기가 좀 있었다. 방충망도 있었지만 드나들 때마다 매번 여닫기가 귀찮아서 저렇게 투명 커튼을 쳐 놓으니 딱 좋았다. 샤워하고 나면 화장실 물이 잘 안 빠져서 조금 불편했지만, 그것만 빼면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KakaoTalk_20250131_120343775_05.jpg?type=w580


조식을 먹는 식당 옆에 저렇게 공동 수영장이 따로 있었다. 그것은 무릎 높이의 얕은 수영장이었고 여러 가지 알록달록한 물놀이 시설이 있었다. 애들이 저 큰 유니콘을 함께 들고 여기 와서 놀기 시작했다. 한 명은 머리를 잡고 한 명은 꼬리를 잡고 이동했는데, 주변의 아이들이 커다란 유니콘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한다.


이곳 숙소에는 고양이도 여러 마리와 개 한 마리도 묵고 있었다. 동물들의 표정이 편안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걸 보니 잘 돌봄 받는 모양이다.



KakaoTalk_20250131_121224206_01.jpg?type=w580



이런 고양이도 있었고,



KakaoTalk_20250131_121224206.jpg?type=w580


이런 고양이도 있었다.


KakaoTalk_20250131_121104048_27.jpg?type=w580



한 번은 식당 바닥에 고양이가 저렇게 누워 있었다. 고양이가 저런 포즈를 취하는 건 만화 영화 '고양이의 보은'에서 말고는 본 적이 없었다.



KakaoTalk_20250131_121104048_29.jpg?type=w580




KakaoTalk_20250131_121138994.jpg?type=w580



첫날 더위를 타는 가족들이 있어 숙소에서 해가 뉘엿뉘엿 해질 때까지 쉬는 게 어떨까 했는데 첫날인지라 밖이 궁금해 나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조금 걸어 나가 주변을 살펴보고 택시를 타보기로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대가족을 이끌고 푸켓을 가다, 공항에서 숙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