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의 피해자, 방관자, 가해자 모두에게
초등학교 4학년 때 즈음인가, 과학 수업 시간에 안개에 대해서 배운적이 있습니다.
칠판에는 선생님께서 궁서체로"안개는 대기 중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하여 작은 물방울로 변하면서 생기는 현상"
적어 놓으셨고, 옆에 화면에는 안개의 사진을 보여주셨죠.
사진 속의 안개는 고층 빌딩 등을 가리고 시야를 뿌옇게 만들어버렸죠.
이듬 해,
아빠 따라 올라간 산 정상에서 바라본 안개는
또 달랐습니다.
안개는 그 모든것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었고, 한치 앞을 내딛을 수 없게 몸을 굳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개속에 있었던 시간에 비례해,
저의 옷은 축축해져 있었습니다.
안개 속에 있을땐 옷이 축축해 지고 있다는 사실 조차자각하지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저는 40살에, 국내 대기업에서,
지난 2년간 그 안개 속에서 걸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무엇이 옭고 그른지, 어디까지가 친밀함이고 어디부터가 무례함인지,
무엇이 리더십이고 어떤 행위가 성과를 위한 타당한 행위인지,
모든 것을 분간할 수 없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3자의 익명의 신고로,
직장내 피해자로 언급되고,
관련 절차가 진행되어서야
제가 직장내 괴롭힘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네. 저는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이자 방관자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고통스럽습니다.
가해자는 떠났지만,
조직은 더욱 불편해졌습니다.
결국,
그 가해자는 저의 소중한 평범한 일상을 잠식해왔고, 제가 조직을 떠나지 않는한 버텨내기 어려울 정도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매일매일이 버텨내어나가는
일상이기는 하지만,
맥주를 한잔을 하며
또
모니터 앞에서
어디선가에서 저와 같이 하루하루를 버티는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한글자 한글자 채워봅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직장내 괴롭힘의 피해자들이 힘낼 수 있기를,
모든 방관자들에게는 용기를 내어 도움의 손기를 내어주시기를,
모든 가해자들에게는...
ㅃㅋ를 날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