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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길이음 Jul 20. 2022

이직을 통해 조금씩 성장한 나

일로 만난 사이에서 친구가 된 직장 동료들 덕분입니다

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뒤돌아보니 꽤 많은 이직을 했다. 

이직의 과정 속에 내가 고민한 것은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나는 성장할 수 있는가?'였다. 그 고민 속에 있던 내게 주변에서 좋은 곳이 있다고 연결해주는 고마운 지인도 있었고 함께 새로운 직장을 찾아주는 좋은 직장 동료도 있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이직을 시도하기까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현재 이곳에서 왜 떠나려 하는 지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처음 직장 생활인 공무원을 그만두게 된 것은 그 당시(90년대 초) 여성공무원에 대한 복지가 열악했던 것도 원인이었고 말단 공무원이 해야 하는 단순한 업무가 정말 힘들었다. 그나마 민원인과 소통은 나았다. 전자정부로 전환하기 위한 수많은 서류를 하나하나 입력하기 위한 업무들로 민원 현장에서는 야근은 밥 먹는 것보다 더 많이 한 듯하다. 그 당시에 말단 행정공무원은 모든 분야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보니 업무 강도가 높았다. 그러면서 행정력은 늘어갔지만 전문성은 확보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정 공무원의 단점이 나만의 전문성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자신이 하기 나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어린 나이의 나는 더 나이 먹기 전에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가득 찼던 시기에 건강 문제와 첫애 초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첫 직장을 떠나게 되었다.


두 번째는 공무원 시절 경험하였던 복지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힘들었던 공직생활의 경험이 복지 업무를 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바로 현장을 지원하기보다는 복지현장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과 단체를 지원하다 보니 지역 내 자원 연계가 필요했고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통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냈다. 만들어 낸 프로그램들로 서비스를 받으시는 분들의 삶이 조금 나아진다는 것이 보람이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내 능력의 한계가 보였고 나는 다른 분야에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 지역을 떠나 이직하는 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쌓아온 나의 자원이 없이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업무를 한다는 것은 모험이었지만 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간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현장에는 삶이 있었고 그 삶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있었으며 어느 한 부분 부족한 부분을 나의 정보력과 다양한 정부 정책을 이용하여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이런 이직 과정들을 겪으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이직은 다양함을 경험하게 되고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며,  이 과정을 거치면서 나 자신도 많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사회적 관계가 많지 않은 나는 이직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과 교류하게 되었다. 일로 만났던 사이에서 친한 친구로 발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직 후에도 관계를 지속해 나가면서 서로 격려해주는 사이가 되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몇 가지 직업을 가지기도 하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다고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 인생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괜찮다고 보인다. 자기 일에 대한 계획 없이 그냥 하는 일이 싫다는 이유로 이직하는 경우에는 이직은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직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나는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이직이 내가 계획한 삶에 도움이 되는지'를 점검해 본다. 결국 일은 삶이다. 이직을 통해 나의 삶이 풍성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 많이 알아보고 이직을 해야 한다.  둘째  현재 직위보다는 낮게 가지 말자는 것이다. 현재보다 직위와 급여를 잘 맞춰 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지금보다 낮게 가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세째 이직 시에 전 직장 사람들과 헤어질때 관계를 잘 만들어놔야 한다. 이직을 한다 해도 사람 사는 일이라 다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있어 전 직장에서 일을 잘 마무리하고 나와야 일로 만난 사이가 친구가 될 수 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만 가진다면 이직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나갈 거라 믿는다. 오늘도 직장에서 이직을 고민하는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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