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흙 위에 오래된 나무를 올려놓은 듯한 툇마루에
사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옷자락을 깔고 앉아
달빛보다 고운 손등을 움직이는 모습이
하늘거리는 촛불에 반짝이는 눈망울과 잘 어우러진다
은은한 조명과
고즈넉한 자연의 소리에 맞춰
사각사각 적어 내려가는 연필소리는
정성스러움이 가득 담긴 글을 하얀 종이에 담아낸다
멀리서 잊지 않고 찾아온 손님에게
지금의 고마움을 전해보려 하지만
그동안의 그리움이 밀려 나오는 바람에
잠깐 연필을 놓고 창문밖을 바라본다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풍경 속에
다른 세상에서 새어 나오는 듯한 건넛방의 불빛이
충분히 오래 머물면서 나의 세상을 비춰주길 바라며
다시금 글을 마무리하고 선물 포장까지 마친다
깊고 밝은 밤 작은 방문 앞에 놓인 정성은
가늘고 여린 자태와는 달리 따뜻하지만 확실한 마음을 품고 있다
두 손을 가슴 앞에 꼭 쥐고 부디 그 마음이 건너편에 닿기를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