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가 내키는 대로 그 세계에 발을 들여
꽃도 심고 나무도 심고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아가며 가꿔갑니다
서로의 과정을 완벽히 이해하기 힘들지라도
그렇게 상대의 정원을 마음의 문을 통해 넘나 듭니다
그러다 잠시 왕래가 끊기고 닫혀버린 문 뒤편에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귀를 대보기도 하고 똑똑 두드려보기도 합니다
조심스레 천천히 드나들던 세상이
하루아침에 빗장이 걸리고 내쳐질 일은 없을 거란 걸 알고는 있지만
왠지 모를 불안함이 잘 숨겨 뒀던 외로움을 콕콕 찔러댑니다
저편의 사정이 아무 탈 없이 해결되길
정성스레 가꿔왔던 나의 정원이 비바람을 잘 버텨냈길
다시 한번 당신의 마음에 내 세상을 만들 수 있길 바라며
언제나처럼 쓸쓸한 발걸음을 남긴 채 돌아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