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쪽을 쳐다본다
내 머릿속에는 문을 열라는 지시가 떠오른다
물그릇 앞에서 돌아본다
내 머릿속에는 물을 달라는 지시가 떠오른다
옆에 와서 앉는다
내 머릿속에는 무릎을 내놓아라는 지시가 떠오른다
이번에는 침대 위에서 부른다
잠시 버퍼링이 걸리니 연거푸 부른다
이불을 정돈해주니 만족한 듯 웅크린다
약간 어려운 지시였지만 다행히 오류 없이 잘 실행했다
저 조그마한 동물의 시그널에 맞춘 매뉴얼이
왜 내 머릿속에 생기게 되었는지 의아해하면서
왠지 뿌듯하고 행복한 기분이 든다
오늘도 주인 냥이와 집사 로봇의 평범한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