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이리 뛰어다니다가 저리 뛰어다니고
문서를 만들다가도 급하게 회의 준비를 했다가
바빠 죽을 것 같은 타이밍에 딱 맞춰 울려대는 메시지와
메시지 좀 보라고 막무가내로 걸려오는 전화에 허우적 대다가
어깨를 툭 치며 점심 챙겨 먹고 하라는 동료의 적절한 참견으로
회사 앞 패스트푸드 점에서 햄버거 한쪽으로 겨우 점심을 때우고
카페에 들를 시간도 없어 같은 가게에서 주문한 커피를 한 손에 들고
다음 미팅에 늦지 않게 허겁지겁 나오다가
그 순간 얼굴을 정면으로 때리는 햇살과
귀에 꽂은 하얀 이어폰에서 딱 맞춰 흘러나오는 벚꽃 날리는 노래
그렇게 누군가가 누군가를 위해 만든 노래가 날 잡아준 덕에
그대로 호흡을 길게 끌며 멈출 수 있었습니다
꽉 쥐고 있던 바쁜 이유 한 묶음은 바닥에 후드득 떨어 뜨리고
잠깐만 그대로 정지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막 좋은 일도 없는데
막 기쁜 일도 없는데
저 안쪽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미소를
그대로 입술에 머금고 짧게 내뱉기까지 해 봅니다
나를 좋아하는 누군가의 바람이
나를 정말 아끼는 누군가의 걱정이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순간을 만들었나 봅니다
가장 바쁜 하루 중에 가장 평온한 오분은 그렇게 조용히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