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존재가 아닌 사람의 빈자리
매일 여행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생생한 물리적인 감각이 자리한 일상. 변하는 사계절의 도시를 여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긴 터널을 지나 빠져나와 고장 난 설국의 열차를 타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문득, 눈이 내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계속 헛디디거나, 깊이 빠지지 않을 만큼의 눈.
일부러 삭제시킨 장면을 다시 필름 속에 넣으려는 감독과 싸우려는 것처럼.
일상 속 대본은 수시로 바뀌고 있다. 찍었던 장면을 다시 찍어야 하는 자꾸만 반복되고 있는 Take처럼.
나쓰메 소세키의 문장이 생각났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그의 첫 문장으로 시작된 글이 머릿속에 흩어지고 있다. 은밀한 관찰자. 거침없는 독설가. 쥐 못 잡는 고양이처럼 느껴지는 지금의 나를 떠올리게 하는 이상한 문장으로 시작했던 그 책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순간을 떠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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