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들이

시(詩)

by 구시안
Dusk by Becca Borawski Jenkins.jpg

사연들이 - 구시안



사연들이 발밑에서 떨어진다

보이지 않는 바람에 실려

먼지처럼 흩어지지만

나는 그것들을 주워 담지 않는다


이미 손에 남을 온기는 없고

이미 기억 속에서 부서져 버린 것들이니까
남은 것은 바스러진 숨

말라버린 그림자

그리고 끝내 마주하지 못한 시간의 틈뿐이다


나는 걷는다
사연들이 발목을 스치고

바닥을 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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