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해해 준 유일한 영화들
나의 어둠을 유일하게 알아준 타인, 잉마르 베리만.
학창 시절 동아리 방에서 달팽이처럼 몸을 말고 앉아 잉마르 베리만의 영화를 처음 마주했을 때, 나는 마치 오래전 잊어두었던 나 자신과 갑자기 눈이 마주친 것처럼 멈춰버렸다. 스웨덴의 차가운 바람이 스크린을 채우고 있었지만, 내가 느낀 것은 한겨울의 냉기가 아니라 오래된 기억 속 방에서 맡았던 공기였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두려움, 천천히 부풀어 오르던 불안, 그저 조용히 견뎌야 했던 어린 날의 마음. 베리만의 작품은 마치 그 시절의 나를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아무 대답도 요구하지 않고 내 마음 한쪽을 가만히 짚어주었다.
지금 현재의 모든 예술 속에는 공격성과 폭력성이 자리한다.
어떤 것들은 깨끗해 보이지만 어떤 것들은 더럽고 추잡한 장면에 못 이겨 자리를 뜨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 상영되었던 성인영화 '산딸기'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제목과 똑같은 제목의 전혀 다른 영화가 있다. 나는 잉마르 베리만의 '산딸기'를 보고 나서 사람의 심리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비단 흑백영화 속에 필름에 묻어 있는 것만이 아닌 실제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 여기저기에 묻어있는 것을 말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