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범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것들에 대하여
우리는 종종 어떤 상황을 두고 “법대로 하자”고 말한다.
갈등을 정리하고, 분쟁을 종결하고, 판단을 객관화하려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이 문장이 주는 묘한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법대로의 끝은 늘 정의일까? 혹은 때때로 폭력의 다른 이름일까?
법은 우리가 서로를 해치지 않기 위해 만든 약속이다. 하지만 그 약속은 언제나 인간보다 앞서 존재한 적이 없으며, 법의 해석이 곧 사람의 해석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 법은 누군가의 손에서 날카로운 도구가 되기도 한다. ‘법대로’라는 말은 마치 모든 판단이 이미 완결되어 있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저 규범을 적용하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은 규범보다 훨씬 복잡하며, 그 복잡함을 선 하나로 잘라버리는 순간 법은 중립을 잃고 폭력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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