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마음들이 머무는 자리에서
내 생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6월 20일.
처음엔 그저 달력 위 우연한 겹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날짜가 내게 던지는 의미가 조금씩 달라졌다. 누군가의 시작이자 누군가의 상실인 하루, 누군가는 축하받지만, 누군가는 집을 잃고 길 위에 서 있는 하루. 그 상반된 두 감정이 같은 날짜에 겹쳐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내 마음을 오래 머물게 했다.
우리는 흔히 ‘난민’을 먼 나라, 먼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어의 결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철학적이다.
난민(難民).
‘어려울 난(難)’에 ‘사람 민(民)’.
어려움을 겪는 사람.
어쩌면 난민은 지리의 개념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인생 어느 시점에서 마주하는 ‘상태’에 더 가깝다.
집을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머물던 공간을 떠나는 일이 아니라 익숙했던 의미를 잃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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