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지 못한 시선의 그림자에 대하여
016년 나의 생일을 맞아 밀려있던 연차를 쓰기로 2016년 나의 생일을 맞아 밀려있던 연차를 쓰기로 하고 떠난 계획적인 여행길.
나는 그리웠던 먼 곳에 살고 있던 친구를 찾아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그 여행길에서 친구에게 소개 받은 키가 작고, 빨강 머리와 수염을 가진 영국인은 노란색 종이 위에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 나름 유명하다는 활발한 성격을 가진 화가였다. 환영하는 술자리에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를 그리고 싶다고 말하는 그에게 나는 얼굴을 허락해 주었다. 그리고 몇 칠 후 생일을 축하한다며, 그의 사인이 담긴 노랑색으로 물든 내 얼굴이 그려진 그림을 받았다. 여행 마지막 전 날에 열린 그의 전시회 안에는 내 얼굴이 나와는 다른 피부와 인종에 파묻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는 유일한 동양인이었다. 전시의 이름은 이미지였다.
이미지 인종주의라는 말은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무의식적으로, 혹은 아무렇지 않게 그 그림자 속에서 살아왔다.
사람을 판단할 때 말보다 먼저 스치는 것은 결국 ‘이미지’이고, 그 이미지는 문화와 사회가 반세기 동안 축적한 편견과 상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왔다는 점이다.
이미지 인종주의는 소리 없이 스며든다.
특정 피부색을 가진 사람을 떠올릴 때 저절로 연결되는 고정된 역할, 특정 외모의 사람에게 먼저 기대하게 되는 성격, 뉴스에서 반복되는 장면들이 만들어놓은 ‘보이지 않는 연출’들. 그 모든 것이 인종에 대한 이미지적 선입견을 강화하고 또 재생산한다. 이러한 이미지의 폭력성은 직접적인 말보다 더 조용하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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