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와 시선의 간극을 바라보는 눈
우리는 종종 “불쌍하다”는 말을 너무 쉽게 꺼낸다.
누군가의 삶이 우리 기준에서 벗어나 있거나, 우리가 견뎌본 적 없는 고단함을 안고 있을 때, 우리는 그를 이해하고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저 사람 참 불쌍하네”라는 문장을 떠올린다. 그 말은 겉으로는 연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엔 어느 정도의 거리와 판단, 그리고 우리가 가진 위치를 확인하려는 시선이 어른거린다.
‘불쌍하다’는 말은 단순한 동정의 표현이 아니다.
그 말에는 나와 너 사이에 하나의 단층을 만드는 힘이 있다. 마치 “나는 이만큼 살아왔고, 너는 그렇지 못했구나” 하고 말하는 듯한, 보이지 않는 높낮이가 새겨진다. 마음은 선의를 품고 있지만, 시선은 어느새 상대를 나보다 조금 아래에 놓아둔다.
물론 우리는 누군가의 고통과 어려움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는 존재다.
타인의 아픔을 보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그 감정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연민은 마음에서 출발하지만, 동정은 관점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관점에는 늘 위치가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장애를 불행으로 여기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특별한 사정 없이도 충분히 자기 삶을 꾸려가며 행복하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삶을 잘 알지도 못한 채, 미리 결론을 내려 버린다.
“불쌍한 사람”이라는 이름표를 붙이는 순간, 그 사람의 경험과 감정, 선택과 존엄성은 사라지고, 우리 눈에 보이는 ‘결핍’만이 그 사람의 전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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