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었을 때 비로소 들리는 것들
고립은 언제나 조용히 찾아온다.
문을 쾅 닫고 들어오는 대신, 아주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든다. 연락이 뜸해지고, 말수가 줄어들고,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침묵이 늘어난다. 어느 순간 우리는 혼자가 되었음을 깨닫지만,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고립은 그렇게 시작된다. 소음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낮고 느린 울림처럼.
사람들은 고립을 두려워한다.
외로움과 혼동하고, 실패의 결과처럼 받아들인다. 그러나 고립은 언제나 부정적인 얼굴만을 하고 있지는 않다. 철학적으로 보면 고립은 세계와의 거리를 조정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너무 많은 말과 기대,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잃어버렸을 때, 고립은 오히려 나를 다시 불러낸다. 다만 그 과정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고립은 먼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그다음에야 질문을 허락한다.
고립 속에서 사람은 소리를 다르게 듣는다.
타인의 목소리가 사라진 자리에 자신의 생각이 울린다. 그 소리는 처음엔 낯설고, 때로는 견디기 어렵다. 우리는 평소에 생각보다 많은 감정을 바깥에 위탁하며 산다. 누군가에게 말함으로써 정리하고, 반응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한다. 고립은 그 모든 장치를 거둬들인다. 그때 남는 것은 오롯이 자기 자신이다.
문학 속 고립된 인물들은 종종 노래를 부른다.
실제의 노래이든, 마음속 독백이든. 그것은 타인에게 들려주기 위한 노래가 아니라, 자신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하기 위한 소리다. 고립이 부르는 노래는 아름답기보다 진실에 가깝다. 꾸밀 필요가 없고, 이해받지 않아도 된다. 그 노래는 오직 부르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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