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하지 않은 사소한 법들
우리는 법을 질서라고 배운다.
사회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약속,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 그래서 법은 대체로 옳다고 전제된다. 그러나 삶을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 전제는 종종 흔들린다. 법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법이 합당하다는 사실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는 유난히 사소해 보이지만 묘하게 불편한 규칙들이 있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절차,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형식, 지키는 순간 오히려 인간다움이 줄어드는 규정들. 그것들은 대개 문제없이 작동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묻지 않기 때문이다. 따르는 데 익숙해진 사회에서는, 불합리함은 곧 풍경이 된다.
합당하지 않은 법들은 대개 선의를 가장하고 있다.
공정을 위해, 안전을 위해, 효율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법이 실제로 보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기 시작하면, 대답은 흐려진다. 어떤 규칙은 사람을 보호하기보다 관리하기 위해 존재하고, 어떤 절차는 질서를 세우기보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법은 중립적인 언어를 쓰지만, 그 안에는 언제나 힘의 방향이 숨어 있다.
철학적으로 보면 법은 도덕의 최소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