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세계 속에서 피어나는 마음의 가능성
도시는 늘 단단한 얼굴을 하고 있다.
회색의 바닥, 규칙적인 선, 닫힌 신호들. 아스팔트는 인간이 만든 가장 완벽한 단절의 표면처럼 보인다. 흙을 덮고, 물을 막고, 생명이 올라올 틈을 지우기 위해 설계된 바닥. 우리는 그런 바닥 위를 아무 의심 없이 걷는다. 단단함은 안전처럼 느껴지고, 평평함은 질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장면이 있다.
균열 하나. 아주 작고 거의 보이지 않는 틈. 그 틈에서 풀이 자라고 있다. 연약한 줄기 하나가 아스팔트를 밀어 올리며 햇빛 쪽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그 장면 앞에서 사람은 잠시 생각을 잃는다. 왜 저 풀은 포기하지 않았을까. 왜 하필 저 자리였을까. 그리고 왜, 우리는 그것을 보며 이상하게 안도하게 될까.
행복에 대한 질문은 늘 이렇게 예기치 않은 곳에서 시작된다.
계획된 공간이 아니라, 실패한 설계의 틈에서. 우리는 흔히 행복을 조건의 결과로 생각한다. 안정적인 수입, 관계의 완성,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 그러나 삶은 그 조건들을 충분히 갖춘 사람에게도 무참하게 균열을 낸다. 반대로, 아무 조건도 없어 보이는 순간에 작은 기쁨이 고개를 내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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