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고통과 빛, 그리고 사이라는 존재

by 구시안

사람들.

비슷하고 보편적인 성격에 보편적인 오류들을 가졌지만.

손톱만큼 더 고귀하고

발톱만큼 더 나은 인물로 자리하고 싶은 사람들.


공정하고

포용적이고

개방적이라고 자신을 설명한

사람은 대부분 설명과 바른 방향의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방식으로 혹은 최악의 상황에서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 신비로운 삶이라는 게임에서

견디게 해 주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떻게 보면 입과 항문의 구조로 태어난 것은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똑같은 조건을 갖고 있을 뿐인데.

무엇이 그리 다를까.





수많은 민족. 수많은 바다를 건넌 시간이라는 것도. 그 이상의 사람을 만들지는 못하는 모양이었다.

진화라는 것의 한계라도 있는 것처럼.

사람은 예전이나 지금의 시대나 별 다를 것은 없다는 생각뿐이었으니까.


새로운 생명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정해진 시간이 오면.

죽음에게 주어야 하는 마지막 선물을 주는 기회가 있다면.

나는 살아가며 써 내려갔던 글을 선물하기로 했다.

죽음이라 불리는 너는. 그렇게 오래 살아왔으면서도

여전히 비슷한 사람이 죽어나가는 꼴을 보고만 있을 뿐이라고.

확실하고.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게.

그리고 그 죽음이라는 존재에 침을 뱉어주고 싶다.

덕분에 좋은 경험 했다고.




고통을 모르는 네가 고통일 거라는.

내가 나 자신에게 부과한 고통을 즐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을 때.

사이폰 커피 메이커는 자신의 온몸에 불이 올라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어서 꺼달라고.

나는 잠시 떨어진 오늘 밤 적은 글들이 갈겨진 공책을 줍고 있었다.

생명으로부터 태어나. 생명으로부터 죽은 것들을 쓰고 있었다.


말라붙고 몸은 부서지고 부러진 채로 서로의 손을 잡고 있는 사람들. 둘러서서 너는 창백하고. 너는 노랗고를 운운하며 누워 이야기하는 사람들. 어차피 국화 몇 송이와 뱃삵으로 동전 하나 가슴에 던져진 그들에 대해.

파르르 떨리는 순간의 그것을 읽고 쓰고 있었다.


또 다른 세상의 좋은 여행이 되길 빌며 라는 제목으로.




누군가를 글로 묘사할 수가 없어서. 향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내 뺨을 쓰다듬어 주던 빛과 같은 태양 같은 그 사람을.

어스름하게 떠올려 보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내 무릎에 누워 웃으며 행복해했던 그 사람은 묘한 향기를 지니고 있었다.

순수하고 강렬하게 와닿는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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